[대학생칼럼]길고양이 문제, 공생할 수는 없을까
[대학생칼럼]길고양이 문제, 공생할 수는 없을까
  • 경남일보
  • 승인 2015.10.27 09: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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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희경 (진주교대신문사 편집국장)
얼마 전 길고양이들이 살 집을 만들어주던 50대 주부가 하늘에서 날아온 벽돌에 맞아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당시 사람들은 길고양이를 돌봐주는 캣맘을 싫어하는 동네주민이 그랬을 것이라고 의심했고, 이 사건을 ‘캣맘 사건’이라고 부르기 시작했다. 이후 인터넷에는 캣맘을 옹호하는 사람들과 싫어하는 사람들로 대립하게 됐다. 하지만 정작 범인은 그 아파트에 사는 초등학생 3명이었고, 캣맘과 관련 없는 어린 아이들의 범죄라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사법 처벌을 받을 수 없는 만 9세 미만의 아이를 어떻게 처벌해야 할지로 중점이 옮겨졌다.

하지만 이 사건으로 길고양이에 대한 사람들의 인식 차이가 드러났다. 사람들에게 버림받은 불쌍한 길고양이들에게 먹이를 주고 보살피자는 사람들과 쓰레기봉투를 헤집는 등 피해를 주는 길고양이가 더 이상 번식하게 해서는 안 된다는 사람들이다.

길고양이에게 먹이를 주고 보살펴주자는 동물애호가들은 길고양이에게 지속적으로 먹이를 줌으로써 쓰레기봉투를 찢는 일을 막을 수 있다고 이야기한다. 또한 고양이에게 먹이를 주는 일이 번식으로 바로 이어지지 않는다고도 설명한다. 차에 치여 죽는 로드킬, 취약한 위생상태 등 길에서 살아남는 것이 만만치 않기 때문에 새끼들이 다 자랄 확률일 적다는 것이다.

반면 길고양이를 보살피지 말라는 사람들은 고양이에게 밥을 주면 자꾸 모여들고, 발정기가 되면 시끄러운 소음을 일으킨다고 주장한다. 또한 고양이의 습성상 배변을 할 때 흙 속에 누고 다시 덮는데, 이럴 경우 냄새도 나고 텃밭의 작물도 훼손된다고 이야기하고 있다.

양측의 의견이 모두 일리가 있고, 생명을 가지고 있는 존재이기에 참으로 해결하기 어려운 문제라 할 수 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길고양이의 개체수가 증가하고 있고, 이에 따라 사람들 간의 의견대립도 커지고 있다. 이에 대응책으로 나온 것이 중성화수술이지만 인간이 과연 고양이의 번식을 막을 권리가 있는지 또한 문제가 되고 있다.

고양이를 비둘기와 같이 유해동물로 지정하자는 주장까지 등장한 이상, 길고양이의 개체수 증가문제를 좌시할 수는 없을 것 같다. 하지만 양측의 대립이 격렬한 만큼 길고양이와 관련한 정책을 수립하기 이전에 공청회 등을 통해 양측 모두를 이해시킬 수 있는 해결방안을 찾아야할 것이다.
손희경 (진주교대신문사 편집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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