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의 역학이야기] 밥과 믿음
[이준의 역학이야기] 밥과 믿음
  • 경남일보
  • 승인 2015.10.29 1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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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은 왜 사는가. 또한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 동서고금 무수한 현인 철학자들은 항상 이 물음에 골몰하여 왔고, 지금도 이 물음은 유효하며, 앞으로의 사람들도 이 물음을 반복할 것이다. 그리고 이 물음에 대한 정답은 없다.

다만 세속적인 해답은 하나다. ‘사람은 밥심으로 산다.’

사람에게 몸이 있는 한 정치의 근본은 ‘밥’을 해결하는 것이다.

사마천이 사기(史記)에서 한 말은 시공을 건너 반복된다. 세종대왕 실록, 토정 이지함의 상소문에도 똑같은 말이 반복된다. ‘백성은 밥을 하늘로 삼는다(食爲民天).’

정치가 ‘밥’을 떠나면 허공을 찬 헛발질이고, 빈 하늘에 칼질하는 미치광이 짓이다.

‘밥’의 평등성을 외치며 ‘만국의 프롤레타리아여, 단결하라!‘는 소리로 마르크스와 엥겔스가 1848년 프랑스 2월 혁명 직전 공산주의를 선언한 이래, 이 혁명과업을 이룩코자 1989년 12월 리투아니아 공산당의 쏘련 탈퇴 선언까지 근 150여 년 동안 계급투쟁의 피비린내를 지구상의 곳곳에 뿌렸지만, 이념실험의 결과는 한낱 헛된 구호에 불과했다.

공산주의 이념은 오히려 독재정권탄생과 비밀강압폭력살인의 수단으로 악용되었고, 비비꼬이고 비틀린 지식인들의 자기합리화의 도구로 변질되었다. 현상파괴와 계급투쟁을 주장하는 이들의 팔자는 대개 인성(印星)이 탁월하고 상관(傷官)이 강렬하며 언행(言行)이 거칠다.

지금은 주나라에 멸망당한 상나라 사람들이 먹고 살기위하여 장사를 시작한 이래 이름 붙여진 ‘상인’세력이 동로마를 멸망시킨 이래 득세하여 자유 시장경제를 표방하며 그 과도한 욕심과 팽창주의로 인간의 존엄을 괴멸시키고 자원개발이라는 미명하에 지구를 파괴하고 있다.

아쉽게도 우리는 사람중심의 인본주의 사회가 아닌 돈 위주의 자본주의(사회학자들이 붙인 불명확한 개념임) 사회에 살고 있다. 어떤 의미에선 사회주의나 공산주의도 자본주의의 변형일 뿐일지도 모른다. 이처럼 돈에 눈먼 이들의 사주원국의 공통점은 재성(財星)이 강렬하거나 오히려 반작용인 공협으로 재성이 전혀 보이지 않기도 하다.

하지만 사람에게 있어서 ‘밥’만이 전부가 아니라는 것을 강변하기라도 하듯 석가세존은 마지막 쌀알 한 개 삼씨 하나까지도 버리려 하였는지도 모른다. 공자님은 ‘밥을 버리고 믿음을 지켜야 한다(안연)’고 외치다가 ‘쓸데없는 짓을 하는 사람(헌문)’으로 석문의 관문지기에게 조롱을 당하였고, 예수님은 ‘먹고 입고 자는 것 보다 하나님의 나라와 의(마6:33)’를 설파하다가 그 새파랗게 젊은 나이에 십자가에 못이 박혔다.

이처럼 사람에게 있어서 ‘사람 있음’과 ‘밥’은 영원한 화두가 될 것이다.

2011년 11월 18일을 기점으로 딱 52주 일 년 동안만 연재하려하였던 것이 독자여러분들의 뜨거운 사랑과 경남일보의 깊은 배려로 어언 165주, 햇수로 5년에 걸쳐 연재할 수 있었던 은덕을 입게 되어서 필자로서는 무한한 영광이었다.

연재를 하면서 많은 이들을 알게 되었고, 또 여러 인생사를 서로 나누며 좋은 인연을 이어가게 되어서 이 또한 감사한 일이다.

기독교에서는 천국을, 불가에서는 미래부처인 미륵보살을, 대종교에서는 찬란한 민족을 이야기한다. 인류는 늘 위로받을 미래를 꿈꾸고 있다. 아무리 그럴듯하게 꾸며도 인간은 늘 연약하고 배고프고 외롭기 때문이다.

하늘과 땅과 사람의 존재를 통찰하고, 현상변화를 발견한 옛사람들의 관찰과 혜안도 훌륭하였지만, 미래의 지혜인들은 더욱 해맑게 깨달아 온 세상을 복덕으로 충만케 할 것이다.

또한 우주는 소멸하여 다시 창생 될 것이며, 인류는 더욱 새로운 모습으로 진화할 것이다.

하여 우리 모두 이 순간의 찰나에 늘 행복하고 감사하자.



[이준의 역학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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