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일칼럼] 형평운동과 문학제
[경일칼럼] 형평운동과 문학제
  • 경남일보
  • 승인 2015.10.27 15: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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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숙자 (시인)
진주성 촉석루 정문 남강변의 터에는 형평운동 기념사업회에서 건립한 형평운동 기념탑이 서 있는데, 그 정신을 되새겨보는 의미에서 비문을 옮겨본다.

“공평(公平)은 사회의 근본이요 애정(愛情)은 인류의 본량(本良)이라.”

“1923년 4월24일 이곳 진주에서 ‘저울(衡)처럼 공평(平)한 사회’를 만들고자 한 선각자들이 모여 형평사(衡平社)를 창립하였다.

형평사는 각지의 성원에 힘입어 전국 조직으로 자라면서 1935년까지 평등사회를 이루려는 활동을 펼쳤다.

멸시와 천대에 시달리던 백정들과 그들의 처지에 공감한 분들이 힘을 모아 펼친 형평운동은 수천 년에 걸친 신분차별의 고질을 없애려는 우리나라 인권운동의 금자탑이다.

누구나 공평하게 인간 존엄을 누리고 서로 사랑하며 사는 사회를 만들자던 형평운동의 높은 이상은 오늘날 아직도 이루지 못한 인류의 꿈으로 남아 있어서 그때의 운동이 더욱 돋보인다.”

우리나라 인권운동의 효시인 형평운동의 뜻을 기리고 진주의 역사와 정신과 문화창달을 위한 형평정신은 계승되어야 한다.

형평정신은 ‘사람 위에 사람 없고 사람 밑에 사람 없다.는 저울처럼 공평한 사회를 만들고자한 인간평등의 숭고한 정신이었다.

이런 형평운동의 계승을 위한 정신을 오늘날 문학적으로 승화시키기 위해서 형평문학제 운영조례가 작년 10월에 제정되어 제1회 형평문학제를 열었고, 올해 제2회 형평문학제를 목전에 두고 있다.

문화예술의 도시, 인권운동의 도시 진주를 전국적으로 널리 알리고 홍보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하는 좋은 기회이다.

형평문학 전국학생백일장은 11월7일 남강둔치 야외무대에서 열리고, 전국 문인지망생 및 문학애호가들을 대상으로 한 형평문학백일장은 진주교육지원청 강당에서 열린다,

또 진주시민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시민생활 글쓰기대회와 새로운 장르인 디카시백일장은 현장에서 디지털카메라나 스마트폰으로 주어진 주제를 가지고 행사를 하게 된다.

형평문학상, 형평지역문학상 수상작품과 문인들의 작품들을 수록한 형평문학 기념문집도 발간되는 등 시상식 대동제에는 역량 있는 문학 작가와 지역민이 함께하는 문학축제의 장을 마련하고 있다.

일제강점기의 사회운동가이고 형평운동을 제창하셨던 강상호 선생은 새벼리 언덕에 쓸쓸하게 잠들어 계신다.

역사를 망각하지 않고 오늘날 다시 잔잔한 물결로 일어서고 있는 또 하나의 인간중심 형평문학제를 흐뭇하게 지켜보시고 있을 것이다.

점점 깊어가는 가을, 진주시민의 튼실한 젖줄인 남강은 역사와 함께 흐르고 있다.

 
황숙자 (시인) 경일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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