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강홍의 경일시단] 울돌목(문숙 시인)
[주강홍의 경일시단] 울돌목(문숙 시인)
  • 경남일보
  • 승인 2015.10.25 1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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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강홍의 경일시단] 울돌목(문숙 시인)

 
둘이 합쳐지는 곳엔 언제나 거친 물살과 울음이 있다

서해와 남해가 만나 수위를 맞추느라 위층이 시끄럽다

늦은 밤 쿵쿵 발자국 소리와 새댁의 흐느낌이 들려온다

한쪽이 한쪽을 보듬는 일이 아프다고 난리다

마음 섞는 일이 전쟁이다

우루루 우루루 가슴 밑바닥으로 바위 구르는 소리를 토해낸다

돌덩이들이 가슴에 박혀 암초가 되어가는 시간이다

수면을 편편하게 하는 일 부드러운 물길만이 아니어서

부딪혀 조각난 것들 가라앉히는 시간만큼 탁하고 시끄럽다

저 지루한 싸움은

서로에게 깊이 빠져 익사하는 그날까지 계속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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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해가 서해를 덮쳤다.
순응과 거부와 위아래가 섞이는 과정에 소용돌이가 발생하고 물살이 급하다.
사랑을 섞는 위층의 소란도 .길들이고 길들여지는 과정이다.
거기가 울돌목이다.
경험상 산란이 끝난 바다는 이내 평온 해질 것이다.(주강홍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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