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최고 친환경 산업 기지를 가다
유럽 최고 친환경 산업 기지를 가다
  • 이은수
  • 승인 2015.11.04 1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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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울경녹색기업협의회, 친환경 선진지 견학
 
부울경녹색기업협의회 소속 회원사 관계자들이 자동차 명가로 정평이 나 있는 독일 벤츠(BENZ) 본사를 방문했다.


본보는 21세기 들어 자연환경과 조화를 이루는 친환경 생산환경 기반 구축이 날로 강조되고 있는 상황에서 국내 기업 및 기관의 글로벌 경쟁력 강화의 일환으로 낙동강유역환경청, 부울경녹색기업협의회와 공동으로 유럽의 대표적 친환경 기업으로 정평이 나 있는 벤츠(BENZ)와 바스프(BASF)의 성공신화 비결을 취재했다. 또 EU 화학물질 관리의 컨트롤 타워 역할을 수행하는 에카(ECHA)의 선진 사례를 소개한다. /편집자 주

 
독일 벤츠차량 조립공정 모습.


◇명품차의 성지, 독일 슈투트가르트 'BENZ' 본사

독일 슈투트가르트 시내에서 남서쪽으로 40여분을 달리니 아팔터바흐의 평야에 'AMG' 깃발이 펄럭였다. 딱히 출입구도 없고 보안요원도 보이지 않아 공장이라고 느껴지지 않았지만, 내부는 허투하나 없이 짜임새 있게 돌아갔다. 슈투트가르트 'BENZ' 본사 전시장에는 1억원을 웃도는 AMG차량 들이 명품차의 '성지(聖地)'임을 각인시켰다. 메르세데스 벤츠의 고가의 대형 세단 'S-클래스'가  이곳에서 생산되고 있었다. 회사 설명회장 입구 천정에는 은색 차체 상부가 걸려 명품차의 속살을 뽐냈다. 벤츠하면 따라 다니는 수식어가 '최고의 신뢰할 만한 공학'이라는 평판 때문인지, 디젤게이트로 번진 폭스바겐 사태로 독일 자동차 회사에 대한 이미지가 실추된 가운데서도 본사 공장은 방문객이 줄을 이었다. 

이곳 AMG 공장에는 총 1200여명의 엔지니어가 근무하고 있다. 이 가운데 800여 명은 개발자이고, 63명만 엔진 조립을 담당한다. AMG 공장의 가장 큰 특징은 '1인 1엔진' 원칙을 고수하고 있다는 점이다. 26단계의 엔진생산 공정을 한명의 엔지니어가 도맡아 책임지고 생산한다니 그 기술력을 가늠할만한다. 

직원의 안내로 차량 생산공정을 둘러봤다. 몸체를 제작하는 과정은 99%가 자동공정으로 이뤄진 가운데, 커다란 산업용 로봇 263대가 쉴새없이 강판을 들었다 놓았다 하며 협업작업을 했다. 벤츠 생산에는 알루미늄 부품도 많이 사용되지만 무쇠 특유의 딱딱한 재질을 유연하게 사용하는 것이 핵심기술의 하나로 꼽힌다. 

전체적으로 5200대의 산업용 로봇이 알아서 접착제를 바르고 철판을 붙이는 일을 척척 진행하며 하루만에 차체가 완성됐다. 하지만 정교한 작업은 수작업을 병행해야 하기 때문에 명장의 손길을 거친 후 'e클래스' 3일, 's클래스'는 4일만에 완성된다. 

특히 "충격실험을 통해 사방에서 에어백이 터지고, 차체에서 충격을 대거 흡수하는 등 운전자 안전을 최우선시하고 있다"고 회사 관계자는 설명했다. 주위에선, "안전을 최우선시하고 쾌적한 근무환경을 제공하는 것이결국 메르세데스벤츠의 혁신기술과 연결되고, 리콜없는 차를 만드는 비결 아니겠느냐"고 귀띔했다. 벤츠 박물관 및 클래식 센터 등을 둘러보면 브랜드의 역사와 가치를 보다 깊이 이해할 수 있다.
 
독일 슈트트가르트 메르세데스 벤츠 공장내 자동차 전시장.

 
부울경녹색기업협의회 소속 회원사 관계자들이 독일 바스프(BASF) 본사를 방문,
회사 관계자로부터 현황설명을 듣고 있다.


◇150년 대역사, 글로벌 1위 화학기업 'BASF'

독일 루트비히스하펜에 위치한 글로벌 화학기업 바스프(BASF) 본사는 150년의 긴 역사만큼 거대한 위용을드러냈다. 세계 1위(2014년 약 740억 유로 매출액) 화학회사 바스프의 독일 루트비히스하펜 본사는 여의도 약 3.5배의면적(10㎢)으로 단일 공장으로는 세계에서 가장 큰 화학 공장을 자랑한다. 공장에 들어서자 거대한 시설을 움직이기 위해 자체적으로 가동하고 있는 LNG 발전소의 우뚝 솟은 굴뚝 2개가 눈에 들어왔다. 바스프는 1865년에 세워진 글로벌 화학기업으로, 플라스틱, 기능성 제품, 농화학, 정밀화학, 석유화학 등 다양한 분야에서 제품과 솔루션을 제공하고 있다. 

이 회사는 창사당시나 지금이나 고객을 제일 우선시하는 것을 제외하고, 끊임없이 비즈니스 방식을 바꾸며 스스로를 재창조해왔다. 창업 초기에는 폐기물 취급을 받던 콜라겐에서 가치있는 화학제품염료를 만들어 내 주목받았다. 1885년에는 인디고를 처음으로 상용화했다. 

화학산업은 본래 경쟁이 치열한 곳이다. 부단한 재창조를 위해선 집중과 선택이 요구된다. 102년전 바스프는세계 최초로 비료를 만들어 냈다. 하지만 2012년 러시아 회사에 매각했다. 경쟁사보다 더 잘 만들어 낼 수 있는 제품에 집중한다는 철학에 따른 것이다. 바스프가 스스로를 재창조해 온 또다른 예는 소비재 시장 철수다.오디오테이프와 비디오테이프를 발명했지만, CD나 디지털 기기들이 등장하자 1990년 관련 산업에서 발을 뺐다. 이후 바스프는 소비재는 만들지 않는 순수 B2B기업으로 전환했다. 

바스프는 이윤 창출만큼이나 지역과 사회에 대한 책임을 중시한다. 화학물질을 다루다 보니 1900년대 후반부터 각종 오염물질 유출사고가 끊이지 않았던 데 대한 반성이다. 현장에는 30여명의 환경담당자를 뒀다. 

본사에만 5만 여명 등 전 세계 곳곳에 11만3000여명 직원이 근무하고 있다. 그런 바스프 본사에는 대형소방서(120명 소방관 근무), 병원(의사 11명), 심지어 어린이집까지 있어 하나의 시티(city)를 형성하고 있다. 큰 화학사고(1926년 암모니아 대폭발사고)가 발생 했을때 사주가 직접 공장지대에 이사를 하며 소비자 신뢰를 쌓은 것은 유명한 일화다. 

바스프가 지난해 전 세계 사업장의 각종 사고와 환경 감시에 쓰는 예산은 3억2500만유로(약 4500억원)에 이른다. 지역 사회에 어떻게 기여할 것인가에 대한 바스프의 깊은 고민은 안전관리시스템에서도 엿볼 수 있다. 회사 관계자는 "환경감시센터에서 대기, 물, 소음, 악취 등 환경과 관련된 모든 사항을 24시간 점검하고, 가스 누출이나 유해물질 방출 등 이상 조짐이 감지되면 비상관리센터가 즉시 가동된다"고 전했다.
 
핀란드 헬싱키에 있는 에코비키(Eco Viikki) 목조 주택단지.
핀란드 헬싱키에 있는 에코비키(Eco Viikki).


◇EU 화학물질 컨트롤타워-'ECHA'

부울경녹색기업협의회 소속 회원사 관계자들은 벤츠, 바스프에 이어 핀란드 헬싱키에 소재한 에카(ECHA: EUROPEAN CHEMICALS AGENCY)를 방문, 유럽의 선진 화학물질 관리 현황 및 실태를 살펴봤다. 특히 2시간여 진행된 설명회에서 국내 참가자들은 리치(REACH:유럽신화학물질등록제도) 프로젝트에 대해 집중질의했다. 

2007년에 발족된 유럽화학물질관리청(ECHA)은 등록 프로세스 관리, 유해위험물질 평가 과정에 대한 조정,평가결과에 대한 최종분석, 유럽위원회 측에 유해위험물질의 등록 및 사용제한 등에 대한 조언 등을 전문적으로 하는 기관이다. 이를 모델로 우리나라도「화학물질의 등록 및 평가 등에 관한 법률」이 2013년 5월제정돼, 화학물질에 대한 유해성 심사를 본격화하고 있다.  

'REACH-EN-FORCE'는 1단계 프로젝트 단계에서는 총 25개 회원국의 1600개 기업에 대한 검사가 이뤄졌으며, 현재 진행되고 있는 3단계 프로젝트에서는 EU 총 28개 회원국 내 528개 기업에 대해 3000개 이상의 물질을 점검했다고 한다. 기업체 관계자들은 "EU가 리치를 통한 화학물질규제를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있어,우리나라입장에서 신규 물질 및 SVHC 관련 기업의 추가 대응이 필요한 실정이며, 장기적차원에서 리치 관리와 대체물질 개발 노력이 중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박평구 LG전자 상무는 선진지 견학을 마친 뒤, "유럽 굴지의 기업탐방을 통해 친환경 생산기반 시설 및 전문적인 인력관리, 지역사회와의 활발한 교류 등의 중요성을 일깨웠고, 화학물질관리청 방문에서는 EU의 선진 화학물질 관리 기법을 엿볼 수 있었다"며 "이번 벤치마킹을 통해 앞으로 우리나라 산업생태계가 한단계 더 도약하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고 밝혔다. 이은수기자 eunsu@gnnews.co.kr

 
세계 1위 화학회사 바스프의 독일 루트비히스하펜 본사는 여의도 약 3.5배의면적(10㎢)으로 단일 공장으로는 세계에서 가장 큰 화학 공장을 자랑한다. 정면에 자체 가동하고 있는 LNG 발전소의 우뚝 솟은 굴뚝이 보인다.

 
뻿떼리 마껠라(Petteri Makela) 에카(ECHA) 홍보담당.

뻿떼리 마껠라(Petteri Makela) 에카 홍보담당

 "규제보다 규칙준수로 투명한 경영 도와" 
 
뻿떼리 마껠라(Petteri Makela) 에카 홍보담당은 최근들어 아시아 기업 및 기관들의 방문을 줄을 잇고 있다며, 에카가 기업들에 대한 규제보다는 규칙을 잘 준수함으로써 보다 효율적이면서도 투명한 경영을 하도록 지원하는 역할에 무게를 두고 있음을 강조했다.

다음은 일문 일답
-먼저 설립목적 및 기관운영은

▲유럽화학물질관리규정(REACH)과 관련한 기술적, 과학적 및 행정적 측면에 대한 관리 및 업무를 수행한다. 리치(REACH)에 대한 사회적 차원에서의 지속적인 안정성 확보와 함께 EU 23개 회원국 및 관련 기관의기술적 문제에 대한 자문, 해결방안 및 우수사례 등을 제공한다. 550명의 직원이 근무하며, 예산은 처음에는 EU에서 부담했으나 내년부터 EU예산과 함께 산업체 등록비와 정보이용기업 회비로 운영될 예정이다.

-리치를 통한 화학물질 관리 방안는

▲생산자 책임원칙 하에 유해 화학물질을 시장에서 퇴출시켜 건강과 환경을 보호하고, 위해성 물질에 대한 대체물질 개발을 통해 기술 혁신을 달성하고자 하는 목표를 추진 중이다. 무엇보다 툴(TOOI)을 같이 사용하고, 정보를 공유하는 것이 중요하다. 데이타(data)를 업그레이드하고 지속적 회의를 통해 결정을 내린다. 'REACH-EN-FORCE'는 EU 회원국별로 시행하는 위반 제재로 2013년부터 3단계 프로젝트가 추진중이다.

-고위험성 물질에 대한 관리 및 폴리머 등 신규 등록 물질의 관리는.

▲SVHC(고 위험성 물질) 후보 목록은 2015년 4월 기준 총 1만4974개에 이르는 EU 리치 등록물질 중 총 161종이 후보 물질로 등재됐다. 특히 2015년 6월 1일부터 혼합물에 확대 적용되는 CLP 규제와 관련해 CLP규정에 따른 표지 및 포장 갱신과 아울러 CLP 신고 내용을 SDS에 기입해야 한다. 고위험성 물질에 대한 적절한 대응과 폴리머(고분자) 등 신규 등록 물질 규제도 관심사다. 현 SVHC 후보 목록은 허가 준비단계로 향후 2000여 개로 증가할 전망이다. 이은수기자 eunsu@gnnews.co.kr 



 
뻿떼리 마껠라(Petteri Makela) 에카(ECHA) 홍보담당이 부울경녹색기업협의회 소속 회원들에게 에카의 주요업무를 소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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