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고]작심삼일보다 더 중요한 삶의 지혜
[특별기고]작심삼일보다 더 중요한 삶의 지혜
  • 경남일보
  • 승인 2015.11.04 1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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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병남 (안전보건공단 경남지사장)
▲ 최병남 안전보건공단 경남지사장.
우리가 아는 많은 격언들은 여러 측면에서 곱씹어 볼 필요가 있다. ‘가는 말이 고와야 오는 말이 곱다’는 ‘오는 말이 고와야 가는 말도 곱다’로 해석해도 그럴듯하다. ‘사공이 많으면 배가 산으로 간다’는 ‘아이디어를 내는 사람이 많으면 배를 타고 산도 넘을 수 있다’고 긍정적으로 해석할 수도 있다. ‘작심삼일’이란 말도 있다. 뭔가를 시작하고 삼일을 못 넘긴다는, 즉 의지가 약해 뭐든 꾸준히 하지 못하는 경우를 일컫는 다소 부정적인 뉘앙스의 말이다. 그런데 이 말도 달리 해석할 수 있다. 일단 3일이라도 하고, 또 마음을 다잡아 다시 3일, 이런 식으로 계속하다 보면 꾸준히 하는 것과 별반 다르지 않다고 볼 수도 있을 것이다.

어쩌면 어떤 일을 꾸준히 하는데 익숙해져서 기계적으로 수행하는 것보다 동기나 목적, 수칙에 대해 계속 환기하고 점검하는 것이 목표달성에 더 적합한 경우도 있을 것이다. 일터에서 작업 전에 안전점검을 하는 것도 그러하다. 최근에 경남지역 건설현장에서 근로자들이 다치거나 사망한 재해가 급증했는데, 사례를 들여다보면 결국 작업 전에 기본적인 안전점검을 철저히 행하지 않아서 생긴 경우가 대부분이다.

한 예로 건설용 리프트 설치작업을 하던 40대 근로자 2명이 떨어져 사망한 사고를 보자. 리프트 설치를 위해 자재를 싣고 상승하던 근로자가 마스트를 고정하지 않은 사실을 모르고 상승하다 지지되지 못한 운반구와 함께 약13m아래의 바닥으로 떨어졌다. 그런데 이들은 리프트 설치와 해체를 수년간 전담해온 소위 ‘베테랑’ 근로자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매일 타는 리프트의 볼트가 여느 때와 같이 잘 체결되어 있다고 생각한 나머지 리프트가 넘어갈 수도 있다는 것은 생각조차 못했던 모양이다.

요즘 오토바이 배달근로자에게 발생하는 사고도 급증하고 있는데, 흔히 단순 교통사고로 생각하기 쉽지만 오토바이 배달사고도 엄연히 배달근로자에게 발생하는 산업재해이다. 사고를 피하기 위해서는 먼저 교통규칙을 철저히 준수해야 하겠지만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여 보호구인 헬멧을 반드시 착용하는 것이 배달작업 전 필수 점검사항이다. 그런데 헬멧 착용이 귀찮고 번거롭다는 이유로 그냥 오토바이를 타고 배달하는 경우도 길에서 심심찮게 본다. 특히 오토바이를 타고 시내도로를 요리조리 누비는 십대 청소년 배달근로자를 보게 되면 마음이 조마조마하고 안타깝다.

오늘도 많은 근로자들이 일터에 나와 일을 한다. 집에서보다 직장에서 더 많은 시간을 보내는 사람도 있다. 많은 시간을 보내야 하는 일터를 안전하게 관리하고 일을 시작하기 전에는 안전수칙을 한번 더 점검하자. 기본적인 수칙을 준수하지 않고 방심하여 생기는 결과는 참혹하다. 어떤 것과도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소중한 생명을 잃게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 의미에서 ‘작업 전 안전점검’은 작심 3일이 아니라 작심 1일이 되어도 좋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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