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고] 중부지역 가뭄, 남일 아니다
[특별기고] 중부지역 가뭄, 남일 아니다
  • 경남일보
  • 승인 2015.11.29 1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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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성훈 (K-water 남강댐관리단)
정성훈


요즘 주말만 되면 희소식이 들린다. 매주 단비가 내리기 때문이다. 중부지역 주민들에게는 이보다 더 좋은 소식이 없을 것이다. 수도꼭지만 틀면 물이 콸콸 나오던 시대에서 이젠 비만 오기를 간절히 바라는 물 부족 시대에 직면한 것이다. 특히 중부지역의 가뭄은 심각하다. 지난주 비가 와 댐 수위가 약간 상승했지만 가뭄 해갈에는 여전히 턱없이 부족하다. 백제보 물을 보령댐에 끌어다 쓰는 관로 설치가 완료되는 2월말까지는 어떻게든 버텨 보고자 강제 제한급수를 실시한다는 소식도 전해온다. 제한급수가 장기화되면 문을 닫는 식당도 생겨날 것이다. 세수·빨래·설거지·화장실 사용 등의 일상생활도 급수시간에 맞추어야 한다. 물 부족으로 지금 중부지역 주민들이 겪고 있는 영화 같은 실제 상황이다.

물론 현재 남강댐은 보령댐과는 여건이 다르다. 상대적으로 많은 강우로 저수율이 63%에 달해 내년 봄까지는 물 걱정 없이 지낼 수 있을 것 같다. 그러나 내년 봄 이후 지금의 중부지역처럼 극심한 가뭄이 우리지역을 강타할지 아무도 모르는 일이다. 1994~1995년도, 2006년도 가뭄 때처럼 말이다. 극심한 가뭄과 폭염으로 가축이 집단 폐사하고 먹을 물이 부족해서 차로 물을 날라주었던 경험, 그리고 댐 수위가 낮아 발전이 중지되었던 기억들이 현재의 중부지역과 많이 겹치고 있기 때문이다. 재난은 예고 없이 찾아온다 했다. 이젠 이에 대한 대비책도 서둘러야 한다.

첫째, 절수를 생활화해야 한다. 장기간 몸에 밴 물 낭비 습관을 이젠 버려야 한다. 누구나 잘 알고 있는 샤워시간 줄이기, 양치컵 사용하기 등이 그것이다. 120년 주기의 대가뭄 시기에 돌입했다는 분석도 있다. 이젠 이런 예측에도 귀 기울이고 대비해야 한다.

둘째, 소비자에게 전달되기도 전에 노후 상수도관에서 새는 수돗물 누수량을 줄여야 한다. 경남지역 누수율이 현재 22%나 된다. 일부 지역은 40%에 이른다. 그럼에도 재정력·기술력 부족으로 이를 쉽게 해결하지 못하고 있다. 필요하다면 기술력 있는 수자원 전문기관에 위탁하는 방안도 검토해봐야 한다. 물값 현실화도 이젠 논의되어야 한다.

셋째, 추가적인 수자원 확보이다. 환경피해를 최소화하고 지역특성에 맞은 수자원 확보도 필요하다. 불가피하다면 중소규모 댐 건설도 이젠 적극 검토되어야 한다. 남강의 경우만 보더라도 유역면적은 넓지만 남강댐 물그릇이 작아 장마철에는 물을 바닷가로 버려야 한다. 이를 가두어 활용할 수 있는 대책들도 이젠 논의되었으면 한다. 올해 경남지역의 강우량은 예년의 80%에 달해 물 걱정은 거의 없을 듯하다. 천만다행이다. 그러나 앞으로 언제 어떻게 극심한 가뭄이 우리 곁에 다가올지는 모른다.이젠 우리 지역도 극한 가뭄 시 추가적인 물 공급은 어떻게 하고, 물 수요는 어떤 방법으로 억제할지 고민해야 할 때다. 왜냐하면 물을 대신할 수 있는 것은 물밖에 없기 때문이다. 
정성훈 (K-water 남강댐관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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