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희근 교수의 慶南文壇, 그 뒤안길(366)
강희근 교수의 慶南文壇, 그 뒤안길(366)
  • 경남일보
  • 승인 2015.12.10 16: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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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6>2015년 남강문학회에서 만난 문학인들(6)
이름 난 진주출신 방송인인 박준영 시인은 방송국 PD시절 1969년부터 1980년대까지 쓴 TV만화영화 주제가로 작사한 곡은 38편을 헤아린다. 그중 개구리 왕눈이, 미래소년 코난, 우주소년 아톰, 짱가, 그랜다이저, 독수리 오형제, 꼬마 자동차 붕붕, 요술공주 밍키, 빨강머리 앤, 호호 아줌마 등이 더 인기였다.

“개구리 소년 빰빠밤 개구리 소년 빰빠밤/ 네가 울면 무지개 연못에 비가 온단다/ 비바람 몰아쳐도 이겨내고/ 일곱 번 넘어져도 일어나라/ 울지 말고 일어나 피리를 불어라/ 삘릴리 개굴 개굴 삘리리리/ 삘릴리 개굴개굴 삘리리리/ 무지개 연못에 웃음꽃 핀다”(개구리 왕눈이)

“푸른 바다 저 멀리 새 희망이 넘실거린다/ 하늘 높이 하늘 높이 뭉게 꿈이 피어난다/ 여기 다시 태어난 지구가 눈을 뜬다 새벽을 연다/ 헤엄쳐라 거친 파도 헤치고/ 달려라 땅을 힘껏 박차고/ 아름다운 대지는 우리의 고향/ 달려라 코난, 미래소년 코난,/ 우리들의 코난”(미래소년 코난)

“푸른 하늘 저 멀리/ 랄라라 힘차게 나는/ 우주 소년 아톰 용감히 싸워라/ 언제나 즐거웁게/ 랄라라 힘차게 나는/ 우주 소년 아톰 우주 소년 아톰”(우주 소년 아톰)

아마도 이런 주제곡을 들으면 대부분의 시청자들은 어린 시절을 떠올리며 추억의 세계로 진입해 들어갈 것이다. 아니면 아들이나 손자들이 흥얼거리는 가사를 반추하며 그때를 생각하게 될 것이다. 이런 만화영화 주제가는 박준영 시인이 짓고 진주사범 출신 작곡가 정민섭(빨간 마후라, 대머리 총각, 육군 김일병 작곡)이 작곡하여 인구에 회자가 된 것이었다.

박준영 시인은 앞에서 말한 대로 고성 문수암에 들어가 법공부를 하던 열흘째, 이것이 내 길이 아니라는 판단을 하고 하산한 일이 있었다. 그는 늘 가슴에 작가가 되는 길, 시인이 되는 길이 눈앞에 놓여 있었다. 그는 진주에서 부산으로, 다시 서울로 옮겨 가며 초등학교에 근무했었다. 일찍이 그는 영화 ‘해외 특파원’을 보는데 세계여행을 하면서 취재하는 기자의 일이 좋았고, 이야기 속에는 미인이 있고 취재의 스릴이 있었다. 그때부터 막연히 기자에 대한 동경이 싹트기 시작했다.

서울에서 6학년 담임을 하면서 국어시간에 ‘신문사와 방송국을 찾아서’라는 단원을 가르치는데 기자야 말로 글을 쓰면서 발로 뛰는 현장에서 숨쉰다는 것이 매력으로 보인 것이다. 글이라는 것이 포괄적이지만 그 당시 그에게는 문학이라는 장르, 곧 글이라는 것으로 이해를 했었다. 그러던 어느날 박준영 시인은 시내버스를 타고 시청 앞에서 내리려던 것이 못미처 한 정거장 앞에서 내렸다. 내리던 그 앞에 중앙일보 수위실이 있고 그 유리창에 중앙일보 신입사원 모집 광고가 있었다. 운명은 그렇게 오는 것이었을까.

그는 서슴지 않고 원서를 들고 집으로 와서 원서를 썼다. 이 원서가 교사라는 천직으로부터 언론이라는 또다른 천직으로 옮겨가는 징검다리가 된 것이었다. 이로부터 기자가 아닌, 머릿속에 입력되어 있지 않았던 PD라는 새로운 글쓰기의 전문인으로 인생의 무늬를 수놓아가게 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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