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주, 공공디자인 숨결을 불어넣다 <5·끝>
진주, 공공디자인 숨결을 불어넣다 <5·끝>
  • 강진성·박성민기자
  • 승인 2015.12.10 0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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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디자인, 선택이 아니라 필수”
진주, 공공디자인 숨결을 불어넣다 <5·끝>
 
진주혁신도시


공공디자인은 중소규모 지자체일수록 ‘먹고 살만할 때 하는 정책’이라는 인식이 깔려있다.

대도시에서나 가능한 영역이라는 의식 또한 존재한다. 실제 많은 지자체가 전문인력을 보유하기 어려운 형편에서 공공디자인을 ‘일종의 사치’라고 보는 것이 전혀 틀린 이야기는 아니다.

이 때문에 지방 중소도시가 마무잡이식으로 도시를 개발하거나 가로시설물을 설치해 왔다. 공공디자인 정책을 위해 가장 해야 하는 것은 인식전환이다. 본보 취재 과정에서 만난 전문가들은 하나같이 “공공디자인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라고 말한다.

안병진 동서대학교 디자인과 교수는 “공공디자인은 시민들의 세금을 제대로 쓰자는 것이다. 많은 돈을 들여 만든 시설물이 일관성없이 아무렇게 지어진다면 그야말로 혈세를 낭비하는 일이다”고 말했다. 이어 “해야 하는 것을 제대로 하자는 것에서 시작한다면 공공디자인을 하지 않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

공공디자인은 이제 선택이 아닌 필수 정책이 됐다. 이런 분위기를 타고 진주시는 2011년 민선5기 출범과 함께 도시디자인과를 신설했다. 하지만 전문인력은 턱없이 부족해 시스템으로 정착시키기는 역부족이었다. 광고물 정비 등 기존 타부서 업무를 갈라 붙이기식으로 만든 부서에 가까웠다. 결국 2013년을 끝으로 도시디자인과는 2년 만에 공중분해 됐다.



 
진주혁신도시와 구시가지


아픈 과거로 인해 공공디자인을 포기할 수 없는 상황이다. 광역시는 물론 지방 중소도시, 군지역까지 공공디자인 관련 부서가 생겨나고 있다.

진주시는 실패를 거울삼아 모범 지자체에 대한 철저한 벤치마킹이 필요하다. 이에 한 방안이 서울시다. 장영호 서울시 도시공간개선단 공공디자인팀장은 “서울시 공공디자인은 많은 전문가들이 모여 만들었다. 처음에는 시스템과 인력을 갖추기 위해 비용이 들어갈 수 밖에 없다. 서울과 진주가 상생협력을 맺은 상황에서 서울의 공공디자인을 가져가는 것도 좋은 방안이다”고 제안했다.

지역특색의 차이에 대해서는 “공공디자인은 디자인을 입히는 것이 아니라 빼는 것이다. 기능적인 것만 강조하기 때문에 어디에 가져다 써도 어색하지 않다”고 말했다.

공공디자인이 꼭 필요하냐는 질문에 그는 고개를 끄덕였다. 장 팀장은 “시설물을 바꿔놓으면 시민들은 뭔가 보기좋고 이용하기 좋다는 것을 피부속으로 느낀다. 공공디자인이 모든 정책에 반영돼 도시가 가꾸어질 때 도시의 가치도 높아진다. 당연히 시민의 자긍심도 상승되는 효과가 나타난다”고 전했다.



 
진주도심


최만진 경상대 건축학과 교수
“도시개발 기획부터 시공까지 일관되게 추진해야”


“공공디자인은 가로시설물 같은 작은 것뿐만 아니라 도시 전체를 바라보고 진행돼야 한다.” 최만진 경상대학교 건축학과 교수는 공공디자인의 의미를 확대하고 도시개발 전 과정에 접목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최 교수는 “사적인 내부공간 외에 공공이 누리는 공간은 모두 공공디자인 대상이다. 도로, 공원, 광장, 건축물에서 도시계획까지 모두 공공의 영역에서 바라봐야 한다”고 말했다.

현재 지방자치단체 구조로는 공공디자인 정책을 펼치기 어렵다고 봤다. 그는 “공공디자인을 수행해야 할 부서들이 대부분 인허가 업무에 매달려 있다. 지금하고 있는 일만 해도 벅찬데 공공디자인까지 하라는 것은 어렵다”고 했다. 이어 “인허가 부서는 그 업무만 하고 공공디자인을 일관되게 펼칠 수 있는 부서가 있어야 한다. 서울시가 처음 공공디자인을 도입할때처럼 디자인총괄본부를 신설해 전문가들이 일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어야 한다”고 밝혔다.

진주에는 혁신도시, 역세권, 항공산단 등 개발호재가 많은만큼 지방공사 도입도 검토해야 한다고 전했다.

최 교수는 “도시규모가 커지고 있는 상황에서 기획, 개발, 완공까지 일관되게 진행할 수 있는 ‘진주도시공사(가칭)’를 만들 필요가 있다. 지자체가 직접 하기 어려운 공공디자인 업무도 도시공사가 맡아서 하면 업무부담도 줄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강진성·박성민기자



진주, 공공디자인 숨결을 불어넣다 <5·끝>
※이 취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최만진 경상대 건축학과 교수가 “개발호재가 많은 진주가 제대로 도시개발을 하기위해서는 공공디자인을 제대로 펼칠 특별부서나 도시공사 같은 지방공기업을 도입해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

 
진주혁신도시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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