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과생 눈으로 본 문학이야기가 '궁금'
이과생 눈으로 본 문학이야기가 '궁금'
  • 연합뉴스
  • 승인 2015.12.13 1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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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적으로 생각하고 과학적으로 상상하라'
문과생과 이과생은 소위 뇌 구조부터 다르다는 우스갯소리가 인터넷상을 떠돈 적이 있다.

 ‘눈이 녹으면…’이라고 말을 꺼내면 문과생은 ‘봄이 온다’고 하는데 이과생은 ‘물이 된다’고 문장 뒷부분을 이어간다는 것이다.

 12일 도서출판 살림에서 출간한 ‘문학적으로 생각하고 과학적으로 상상하라’(최지범 지음)는 전형적인 이과생의 눈으로 바라본 문학 이야기다.

 서울대 생명과학부 석박사 통합과정에서 이론생물학을 공부하는 젊은 과학도인 저자는 알퐁스 도데의 ‘별’, 김소월의 ‘초혼’, 귀스타브 플로베르의 ‘마담 보바리’, 무라카미 하루키의 ‘상실의 시대’, 호르메스의 ‘일리아드’ 등 널리 알려진 국내외 문학작품 10편을 ‘과학’이라는 프리즘을 이용해 새롭게 바라본다.

 밤하늘을 가득 메운 별빛 아래 펼쳐지는 목동 소년과 주인집 딸의 아름다운 사랑 이야기를 담은 알퐁스 도데의 ‘별’에선 우리가 보는 별빛이 수백만 년 전의 것이라는 과학적 사실을 소개하고, 무라카미 하루키의 ‘상실의 시대’에선 여주인공 나오코가 앓는 우울증을 뇌과학 영역에서 접근하는 식이다.

 한발 더 나아가 인간의 이기심과 심리 변화를 적나라하게 묘사한 기 드 모파상의 ‘비계 덩어리’에선 남을 돕는 행위가 과연 인간의 순수한 의도인지 의문을 던지고 이타적인 행동의 원인 중 하나는 인간과 유전자의 생존과 번영에 더 유리해 벌어지는 전략적 현상이라는 과학계의 주장을 곁들인다.

 중간 중간 공식이나 도표, 그래프가 등장하는 이 책은 때로는 문학적 감수성 자체를 계량화하는 듯하지만 저자의 시선을 따라가고 있자면 뜻밖에 해당 작품이 던지고자 하는 메시지가 더욱 깊이 와 닿는 흥미로운 경험을 하게 된다.

 평소 잘 알지 못한 과학상식을 쉽고 재미있게 습득할 수 있는 덤도 있다.

 저자는 문학과 과학의 융합을 시도한 이유에 대해 “문학이 던지는 목소리를 듣는 데 과학이 도움을 줄 것이라고 믿었기 때문”이라며 “스테이크를 빛내주는 가니시(Garnish)처럼 과학지식이 문학 감상을 풍부하게 해주리라 믿는다”고 말했다.

280쪽. 1만3천800원. 

연합뉴스



 
문학적으로 생각하고 과학적으로 상상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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