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단에서] 백제금동대향로 소고
[교단에서] 백제금동대향로 소고
  • 경남일보
  • 승인 2015.12.13 14:26
  •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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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명영 (명신고등학교장)
국보 287호 백제금동대향로 꼭대기에 날개를 펴고 꼬리를 치켜든 새가 있다. 봉황으로 알려지고 있는데 주작이 아닐까. 주작은 사신도에 등장하고 봉황은 성인의 출현을 예언하는 길조로 알려진다. 1993년 부여 능산리 백제 왕릉 주변 주차장 공사를 하던 중 금동향로가 발굴되었다. 3년 지나 그 장소에서 창왕명석조사리감에 ‘창왕 13년에 왕의 여자 형제인 공주가 사리를 공양하였다’의 명문으로 절이 있었음을 알게 하였다.

창왕은 성왕의 아들로 554년에 백제왕으로 즉위하였다. 성왕은 무령왕의 아들이며 16년(538) 도읍을 사비로 옮겨 국호를 남부여하고 왜에 불교를 전래하는 등 백제 부흥을 추진한다. 성왕은 관산성 전투에서 고생하고 있는 아들 창을 위로하러 가다가 삼년산군 고간도도에 의해 비참한 최후를 맞는다.

창왕은 부왕의 극락왕생을 위하여 절을 세운다. 불전에 놓였을 금동대향로는 앞발을 치켜든 용 한 마리가 갓 피어난 연꽃 봉오리를 물고 있는 형상이다. 몸체를 분리하여 불을 붙인 향을 넣고 뚜껑을 닫으면 연기가 기괴한 조형물 사이로 피어나와 꼭대기에 앉은 새를 구름 속에 있는 듯 연출한다. 이 한 마리의 새를 봉황이라 할 것인가? 봉은 수컷이며 암컷을 황이라 봉황은 두 마리이다.

금동대향로의 꼭대기에 있는 새를 살펴보면 날개는 작고 치켜든 꼬리는 굵어 무겁고 경건한 분위기이다. 부리와 목 사이에 알을 끼우고 조금 더 큰 알을 발로 밟고 있다. 알에서 태어난 주몽은 북부여로부터 난을 피해 졸본 부여에 이르러 왕이 된다. 온조는 주몽의 아들이며 신하들을 이끌고 남쪽으로 내려와 백제를 세우고 동명성왕의 제사를 지낸다. 창왕은 국호를 남부여로 한 부왕의 뜻을 헤아려 알을 등장시킨 것이리라.

새의 발가락 위에 특이한 발톱이 있다. 며느리발톱이라 하는데 고구려 고분 속의 사신도에 남쪽을 지키는 주작에서 볼 수 있다. 여러 정황을 보아 금동대향로의 정상에 자리 잡은 새는 주작이다.

사물의 이름이 바르지 않으면 언어의 도리가 맞지 않는 법이다. 바른 이름을 사용할 때 문화재의 가치는 높고 그 향기는 은은해진다. 수학여행 또는 방학에 가족과 문화체험을 즐겨하고 있다. 백제금동대향로는 중부문화권의 대표적 문화재이다. 주작 또는 봉황인지를 명확하게 해야겠다.

안명영 (명신고등학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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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제에서놀자 2016-09-03 16:16:56
또한 봉황을 자세히 보면 좌, 우의 모양이 다릅니다. 암 수가 한몸에 표현되어져 있는 것입니다.

백제에서놀자 2016-09-03 16:14:27
부여군 석장리가 아니라, 부여군 능산리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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