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네트워크] 2015, 응답하라 복고시대
[시민네트워크] 2015, 응답하라 복고시대
  • 경남일보
  • 승인 2015.12.15 0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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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성세대·젊은층 가교 역할 '톡톡히'
▲ tvN 드라마 '응답하라 1988'


최근 한 케이블 방송에서 절찬리에 인기를 구가하고 있는 드라마가 있다. ‘응답하라 1988’. 극중 비디오테이프 같은 단종된 공산품들과 철 뚜껑 달린 ‘쎄멘(시멘트)’ 쓰레기통, 베니어합판으로 장식된 거실 등 우리 곁에서 사라져간 사물과 풍경들이 어느 틈에 슬며시 되살아나고 있다.

이처럼 과거의 모양, 정치, 사상, 제도, 풍습 등으로 돌아가고자 하는 현상을 ‘복고’라고 부른다. 이런 모습이 사회전반으로 나타나면서 복고열풍이 불고 있다.

80년대와 90년대에 X세대와 Y세대라고 불리는 그 당시의 문화를 선도하던 젊은이들이 시간이 지남에 따라 30대나 40대가 된 지금, 그 당시의 모습을 그리워하는 ‘복고’의 신드롬이 불고 있다.

‘복고’라고 하면 촌스럽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다. 그러나 복고는 독특하고 신선하다. 고급스럽고 세련되지는 않지만 복고만의 독특하고 신선한 매력은 사람들의 관심을 끌기에 충분하다. 그 독특함이 촌스러움에서 시작되었더라도, 새롭기만 하다면 그건 개성이 된다. 기성세대들에게는 복고가 과거에 보았던 익숙한 이미지지만 지금의 젊은이들에게는 생전 처음 보는 낯설고 신선한 이미지일 수 있다. 어떤 세대에게는 익숙한 과거가 다른 세대에겐 완전히 새로운 세상인 것이다. 패션계에서 유행이 돌고 도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그리고 예전에는 익숙했던, 하지만 최근 10여 년간 본 적이 없었던 옛날 것들을 오랜만에 만났을 때 우리는 그 어떤 최신 유행에서도 느낄 수 없는 만족감을 경험하게 된다. 한 예능프로그램에서 90년대 가수들로 콘서트 무대를 꾸몄을 때 중년 시청자들이 열광한 것도, 현재 방영중인 80년대와 90년대를 배경으로 한 드라마가 동시대에 청년기를 보냈던 시청자들의 깊은 공감을 얻은 것도 결국 이런 이유 때문이다. 예전에는 당연하게 여겨졌고 심지어 지겨웠던 것들도 오랜 시간이 지나고 나면 그리워질 수 있다.

그러나 복고가 옛 향수만을 자극했다면 복고 열풍이 오래 지속될 수는 없었을 것이다. 복고 유행은 단지 추억의 힘에만 기대지 않는다. 복고가 사회적으로 유행을 일으키면서 여러 기업들이 상업적으로 복고를 이용한 마케팅 전략을 활발하게 펼치고 있다. 이는 생활 속에서 소비자들의 소비심리를 자극하고 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복고 열풍은 사람들의 향수를 자극할 뿐만 아니라 이렇게 상업적으로 발달하여 패션계와 산업계에서도 레트로 디자인들이 흥할 수 있게 되었다.

따라서 복고 열풍은 이런 사회적 상황과 맞닿아서 생겨났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우리가 잊지 말아야 할 것은 복고가 완전한 과거로의 회귀를 의미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과거를 과거로 남겨둘 수 있을 때, 복고의 가치가 살아날 수 있다. 그렇기에 복고 열풍 속에서 문화를 향유하면서도 지금의 젊은 세대도 각자 나름의 추억을 만들어가는 청춘이 될 수 있기를 바란다.

[시민네트워크] 정유진 진주교대학생수습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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