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 숨지자 죄책감에 엄마도 목숨 끊어
아이 숨지자 죄책감에 엄마도 목숨 끊어
  • 김귀현
  • 승인 2015.12.20 15:18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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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7일 오전 9시 50분께 사천시 사천읍 선인리 한 야산에서 30대 여성이 숨진 채 발견됐다. A씨는 이틀전인 지난 15일 어린 자녀가 숨진데 대한 죄책감을 이기지 못한 나머지 극단적인 선택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에 따르면 지난 15일 늦은 밤 A(36)씨는 분유를 먹인 셋째 아이를 잠시 눕혀뒀다. A씨는 한 시간만에 아이가 숨을 쉬지 않고 있다는 것을 알아챘다.

A씨는 119에 신고한 뒤 구급대가 출동하기 전까지 혼자 심폐소생술을 시행하는 등 아이를 살리기 위해 노력했다.

병원 이송 전 아이는 호흡과 맥박이 끊긴 상태였다.

경찰 부검 결과 셋째 아이의 사망 원인은 영아돌연사증후군. 하지만 A씨는 아이의 죽음에 대한 죄책감에 시달렸다. 수 일전 둘째 아이가 크게 다친 데 대한 부담감도 극복하지 못한 상태였다. 남편은 “당신 탓이 아니다. 잘 살아보자”며 다독였지만 A씨는 좀처럼 마음을 다스리지 못했다. 숨지기 전 날 밤에도 잠을 이루지 못해 밖을 서성이다 아침에 돌아올 정도였다.

사건 당일 새벽. 남편이 잠을 깼을 때는 아내가 집을 나선 뒤였다. 전날도 아내가 집을 나섰다 돌아와 별다른 의심은 하지 않았다. 그러나 둘째 아이가 학원을 갈 시간이 넘었는데도 아내가 귀가하지 않자 경찰에 가출 신고를 했다. 경찰 위치추적 결과 A씨의 휴대전화 최종 통신 신호는 시아버지 농장 근처에서 끊겼다. 농장 부근의 야산에서 A씨가 발견된 것은 숨진지 6시간 여 만이었다. A씨가 타고 갔던 차량은 산 아래에 주차돼 있었다.

경찰 관계자는 “셋째 아이가 갑자기 사망하자 죄책감에 시달린 것으로 보인다”며 “산후우울증과 둘째의 부상, 셋째의 사망이 잇따라 영향을 끼친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경찰조사결과 A씨는 휴대전화에 ‘미안하다’는 메모를 남긴 것으로 드러났다. 현재 경찰은 A씨 남편 등 유족의 진술 등을 토대로 정확한 사건 경위를 조사 중에 있다.

김귀현기자 k2@g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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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가은 2015-12-20 22:52:54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하늘가서라도 행복하시길 너무 귀한 생명이 떠났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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