寸鐵殺人과 頂門一鍼의 타이밍
寸鐵殺人과 頂門一鍼의 타이밍
  • 경남일보
  • 승인 2015.12.21 1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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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수기 (논설고문)
촌철살인(寸鐵殺人)의 표현은 대개 감성적이고 감각적이며 감동적이고 때로는 선동적이다. 전광석화와 같은 짜릿함으로 감동이나 전율, 복잡한 상황에 대한 명료한 파악력을 제공한다. 그래서 무릎을 탁 치며 공감하고 받아들이기 마련이다. 말하자면 ‘한 치밖에 안 되는 작은 칼로 사람을 죽인다’는 뜻이지만 그 속뜻은 간단한 경구나 단어로 사람을 감동시키거나 사물의 핵심을 간결하게 비유하는 것을 의미한다.

▶촌철살인과 비슷한 말인 ‘둘도 많다’며 딱 하나로 족한 그런 따끔한 말을 정문일침(頂門一鍼)이라고 한다. ‘정수리에 침 하나를 꽂는다’는 뜻으로, 상대방의 급소를 찌르는 따끔한 충고나 교훈을 이르는 말을 뜻한다. 하지만 잘못 찌르면 진짜로 죽는다.

▶자기가 하는 말을 언(言)이라고 하고 다른 사람의 물음에 대답하는 말을 어(語)라고 한다. 말하는 것과 듣는 것 중 어느 것이 더 중요한 덕목일까. 말 만큼 인간의 삶과 밀착된 것은 없다. 말없이 생활하기가 사실상 곤란하다. 흔히 칭찬은 공개적으로, 비판은 개인적으로 하라고 충고한다.

▶촌철살인과 정문일침처럼 제대로 찌르면 막혔던 모든 혈이 뚫려 숨을 쉴 수 있지만 조금이라도 잘못 찌르면 자칫 치명적인 불행을 당할 수도 있다. ‘타이밍’을 놓친 촌철살인과 정문일침은 독약이 될 수 있다. 막말 정치인처럼 말을 함부로 하는 사람은 내가 무심코 뱉은 말 한마디가 남을 죽이는 언어폭력의 촌철살인이 되는 것도 모르는 경우도 있다. 이수기 논설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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