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정칼럼] ‘응답하라 1988’이 주는 메시지
[의정칼럼] ‘응답하라 1988’이 주는 메시지
  • 박철홍
  • 승인 2016.01.26 1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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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민국 (경남도의회 새누리당 원내부대표)
서울 도봉구 쌍문동 골목에 사는 다섯가족 이야기를 담은 연속극 ‘응팔(응답하라1988)’이 높은 시청률을 기록하며 아쉽게 종영됐다. 그 드라마의 무엇이 우리를 이렇게 열광토록 만든 것일까. 결론부터 얘기하자면 ‘가족의 따뜻함과 이웃의 정에 대한 그리움이나 목마름’이 아닐까 생각한다.

요즘 언론에선 아들을 때려 죽여 시신을 훼손한 부모, 아버지와 동거녀 밑에서 굶다가 맨발로 탈출한 몸무게 16kg인 11살 여자아이 등 새해 벽두부터 엽기적이고 천륜을 저버린 사건들이 하루가 멀다 하고 보도되고 있다. 현대사회의 물질적·외양적 화려함에 비해 정신적·정서적 성장이 따르지 못하는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

그럼 ‘응팔’이 우리에게 던지는 메시지는 무엇인가. 크게 두 가지로 나눠보면 ‘이웃’이라는 공동체의식과 ‘가족’이라는 본연의 관계회복이다. 요즘은 주상복합단지나 아파트의 두꺼운 벽으로 단절돼 볼 수 없는 골목길이라는 공동체 공간이 나온다. 골목의 평상에 앉아 서로의 걱정을 얘기하며 웃기도, 울기도 하는 그 모습은 아련한 기억 속에 보았던 우리 어머니들의 모습이었고, 시루떡 하나, 두부 한 모도 나눠주는 모습은 지금은 사라져가는 이웃사촌의 따뜻한 정(情)이었다.

우리 속담에 ‘집값은 백냥이고, 이웃값은 천냥’이란 말이 있다. 과거 시골이웃의 담 곁에 자라는 감나무나 배나무 같은 과목은 대체로 가지가 이웃을 넘어 남의 집에 그늘을 드리우고 잎이 떨어지기 마련인데, 그 과목을 수확할 때면 ‘소지밥’이라 하여 한 바구니 담아다가 이웃에 갖다주는 것이 관례였다고 한다. 또한 이웃을 가르는 야트막한 담은 그것을 경계로 존중하는 심리적 경계에 불과했을 뿐, 정이고 강아지고 오고갈 것은 모든 것이 오갔던 정의 담이었다.

특히 ‘동피칠화(同被七禍)라 하여 이웃이 일곱가지 불행을 당화면 더불어 불행하다 것이 향촌의 기본도덕으로 이웃이 불행을 당하면 식구처럼 상휼하는 것이 도리였다고 한다. 그래서 먼 데 사는 형제는 팔촌이고, 가까이 사는 이웃은 사촌이란 말이 생겨났다고 한다. 하지만 요즘 초·중등 학생들은 스마트폰과 컴퓨터게임이라는 디지털문화의 폐쇄성에 갇혀 나 혼자만의 세상에 매몰돼 더불어 함께하는 인간 본연의 삶에서 멀어져만 가는 것이 아닌가 하고 매우 우려스럽다.

또 하나의 키워드는 세상에서 가장 귀하고 소중한 단어인 ‘가족’이다. ‘아빠도… 아프다. 아빠들은 그저 견디고 있을 뿐이야. 아빠로서의 일들에 바빴을 뿐이고, 나이의 무게감을 강한 척으로 버텨냈을 뿐이다.’ 극중 아빠 성동일이 우는 딸 덕선이를 안아주며 하는 말이다. 영화 ‘인생은 아름다워’에서 주인공 귀도와 아들 조슈아가 유대인 강제수용소에서 어린 아들에게 자신들이 처한 현실은 놀이이자 게임이라 속이며 가스실로 끌려가는 중에도 아들에게 광대놀이의 모습을 보여주는 아버지들의 모습이 오버랩되면서 가족의 소중함이 새삼 느껴진다.

이제 물질만능주의에서 한 걸음 벗어나 인간 본성의 모습을 찾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10여년의 세월이 흘러 2016년 우리의 자화상은 어떻게 그려질지 궁금하다. 응답하라 2016년!
 
강민국 (경남도의회 새누리당 원내부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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