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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강홍의 경일시단] 거미줄(신용목)
곽동민  |  dmkwak@g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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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6.01.31  20:2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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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강홍의 경일시단] 거미줄(신용목)

아무리 들여다봐도 저 지도를 읽을 수 없다

세월은 잠들면 九天에 가 닿는다

그 잠을 깨우러 가는 길은 보이는 곳보다

보이지 않는 곳으로 더 많이 향하고

길 너머를 아는 자 남아 지도를 만든다

끌린 듯 멈춰 설 때가 있다

햇살 사방으로 번져 그 끝이 멀고, 걸음이 엉켜

뿌리가 마르듯 내 몸을 공중에 달아놓을 때

바람이 그곳에서 통째로 쓰러져도 나는

그 많은 길들을 뿌리치고 집으로 돌아왔다

도무지 저 지도를 읽을 수 없다

작은 것들 날아가 길을 잃고 퍼덕일 때, 발이 긴 짐승

성큼 마지막 길을 가르쳐주는

나는 너무 큰 짐승으로 태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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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스로 덧을 치고 덧에 걸려 사는 거미, 입으로 길을 내고 그 길에 매달려 미로 같은 지도를 공중에 걸어놓고 스스로 묶이어 산다. 시작과 끝의 구분이 없는 그물망에 길을 잃은 어린 것들의 퍼덕이는 주검을 허공에 묻어두고 스스로도 종점 없이 살고 있다.

침묵은 안개처럼 서서히 쪼여오고 그 사슬의 형극 또한 우리의 삶을 닮았다.(주강홍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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