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낙주 교수의 식품이야기
성낙주 교수의 식품이야기
  • 경남일보
  • 승인 2016.01.31 10:5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숙취해소에 좋은 개불
개불은 한때 갯지렁이와 같이 환형동물로 분류하였으나 환형동물의 특징인 체절이 없고 원통형이라 의충동물문의 개불과로 분류하고 있다. 개불은 생긴 모양이 마치 큰 지렁이 같기도 하고, 어찌 보면 동물의 창자 같기도 하여 한마디로 징그럽기 짝이 없다. 그래서 중국에서는 동물의 내장과 비슷하다고 하여 해장(海腸)이라 하고, 또 서양에서는 남근(男根)을 닮았다 하여 남근 물고기(penis fish)라고 부른다. 우리나라에서 개불이라고 부르는 것은 개의 불알처럼 생겼다 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어쨌든 개불의 생긴 모양을 관찰하면 개의 불알을 닮은 게 아니라 개의 성기를 닮았다. 그런데 왜 엉뚱하게 개 불알인가? 아마도 우리나라 사람들은 서양 사람들처럼 직설적인 표현보다는 간접적으로 의미를 부여하는 예법 때문이 아닐까?

개불은 생긴 모양도 이상하지만 붉은 살구색을 띠는 체색 또한 특이하다. 개불의 색깔은 황색, 등색 및 홍색을 띠는 카로티노이드라는 지용성 색소와 체액에 헤모글로빈이라는 붉은 색소 때문이다. 개불을 먹을 때 달짝지근한 맛은 개불 중에 존재하는 글리신과 알라닌이라는 유리 아미노산과 당류 때문이다. 실험 결과에 의하면 개불 중에는 글리신이 약 1377mg %, 알라닌이 약 1651mg %로써 이들 2종의 유리 아미노산이 총 유리 아미노산의 약 60%를 차지하고 있다. 당류는 주로 글루코스와 아세틸글루코사민으로 구성돼 있다. 그리고 개불을 씹으면 쫄깃쫄깃하고 오돌오돌한 식감이 기가 막히는데, 이 같은 현상은 체절이 없는 원통형 개불의 특유한 조직 때문이다.

개불에는 기능성 아미노산인 아스파라진산이 약 984mg %로 많아 섭취 시 알코올 분해를 도와 숙취예방이나 숙취 해소에 효과를 나타내며, 또 기능성 아미노산으로 각광을 받고있는 타우린도 약 415mg %로써 일반 어류인 전갱어 132mg %, 대구 177mg %보다 많아 혈압저하, 동맥경화 예방 및 인슐린 분비 촉진에 의한 당뇨병 등에 유익할 것으로 판단된다. 개불의 영양성분인 단백질은 약 12.8% 함유돼 있는데 이것이 유리 아미노산으로 분해될 경우 단맛을 내는 글리신이 약 13.8%로 가장 많고, 다음으로 감칠맛을 내는 글루탐산, 아스파르트산 및 알라닌의 순이다. 필수아미노산은 8종 모두 골고루 분포되어 있고, 우리나라처럼 곡류를 주식으로 하는 사람에게 부족되기 쉬운 리신과 트레오닌이 각각 4.3% 및 2.9%로 많아 개불은 영양균형 면에서 중요한 의미를 갖고 있다. 또 개불에 대한 최근의 연구에 의하면 개불 중에 함유된 당단백질이 면역 활성의 증진 및 면역 자극에 의해 항암효과를 나타낸다는 보고가 있다.

무기질 함량은 개불 100g당 뼈의 주된 성분인 칼슘과 인이 각각 73mg, 180mg, 헤모글로빈의 구성성분인 철분이 11mg, 또 칼륨의 함량이 187mg으로 많아 나트륨 배출에 도움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개불 100g 중 비타민 B1은 0.05mg, B2 0.12mg, B6 0.17mg, 니아신 2.20mg, 비타민 E 2.5mg, 비타민 C는 2.0mg으로써 해산 어류에 비해 비타민 B1, 엽산 및 비타민 C가 많은 편인 바 개불은 이들 비타민의 건강 기능성에 도움이 될 것으로 예측된다.

개불의 총 지질 함량은 0.89%로 적으나 지방산의 조성은 매우 좋다. 즉 포화지방산 33.4%에 대하여 다가불포화 지방산 42.2%로써 그 조성비가 1.26이다. 이것은 일본 후생성에서 제시한 지질의 조성비 1.0~1.5의 범위에 해당된다. 그리고 뇌 학습 발달이나 성인병 예방의 효능이 있는 다가불포화 지방산인 EPA가 전체 지방산의 20.6%, DHA가 3.7%로 그 비율이 높아 상기 기능성에 효과가 있을 것으로 사료된다. /경상대학교 식품영양학과



 
개불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경상남도 진주시 남강로 1065 경남일보사
  • 대표전화 : 055-751-1000
  • 팩스 : 055-757-1722
  • 법인명 : (주)경남일보
  • 제호 : 경남일보 - 우리나라 최초의 지역신문
  • 등록번호 : 경남 가 00004
  • 등록일 : 1989-11-17
  • 발행일 : 1989-11-17
  • 발행인 : 고영진
  • 편집인 : 강동현
  • 고충처리인 : 최창민
  • 청소년보호책임자 : 김지원
  • 인터넷신문등록번호 : 경남, 아02576
  • 등록일자 : 2022년 12월13일
  • 발행·편집 : 고영진
  • 경남일보 - 우리나라 최초의 지역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경남일보 - 우리나라 최초의 지역신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gnnews@gnnews.co.kr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