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시세끼 기름진 설 밥상이 한차례 지나갔다. 담백한 현숙씨의 밥상이 그리워진다.
한국 사람에게 쌀밥은 매일 먹는 주식에 가깝다. 최근 들어 쌀 소비량이 줄어들었다고는 해도 밥은 아직 우리 식탁의 주인공이다. 잡곡이 가난을 채워주던 식단이던 시절이 지나 건강의 상징이 된 요즘, 건강과 맛을 채워주는 색다른 밥, ‘시래기밥’을 만나본다.
무를 수확하는 10월 즈음 초록빛 무성한 무청을 걷어 햇빛과 바람에 말린 시래기는 겨울식단에 비타민과 식이섬유를 채워주는 푸른채소다. 차갑고 건조한 겨울바람에 3~4개월간 잘 말린 시래기는 바삭하게 시든 잎의 가장자리를 제외하고는 푸른 원래의 빛깔을 간직하고 있다.
시래기는 식이섬유소가 많은 식품이라 포만감을 주는 음식이라 다이어트 식단에도 효과적이다. 혈중 콜레스테롤을 낮춰 동맥경화를 예방하는 효과도 있다고 한다.
시래기와 잘 어울리는 대표적인 궁합음식으로 된장이 있다. 시래기와 된장, 육수가 어우러진 시래기밥은 잘맞는 궁합에 수수하고 담백한 맛이 일품이다. 여기에 현숙씨의 비법 소스 사콤장을 곁들인 생채 한 그릇이면 이보다 상큼할 수 없는 한끼 식사가 완성된다. 밥을 덜어낸 솥에 물을 붇고 끓여낸 숭늉은 시래기와 된장이 섞인 기본재료의 상상을 넘어서는 구수함의 잔치다.
“배부를 정도로 물을 부어라”
들기름과 육수의 콜라보레이션
시래기를 먹기 좋게 썰어 볼에 넣고 된장과 들기름을 넣고 무친다. 생마늘을 열개 남짓 굵게 슬라이스로 썰어 넣는다. 마늘은 밥을 지으며 익어서 아린 맛은 전혀 느낄 수 없다. 여기에 정종 1스푼을 더해 무치면 시래기 준비는 끝이다. 쌀은 씻어서 30분 정도 물에 불려 체에 받혀둔다. 밥을 지을 솥을 불에 올려 살짝 데운 후 들기름을 두어번 둘러준다. 여기에 시래기 무침과 쌀을 넣어 주걱으로 슥슥 섞어준 다음 육수를 붓는다. 시래기에 수분이 있으므로 보통 밥을 지을 때보다 물을 작게 넣어준다. 뚜껑을 덮고 센불에 끓인 다음 중불로 줄여놓고 주걱으로 밥을 뒤섞어 준다. 아래 위가 고르게 익도록 섞어 준 다음 약한불로 밥이 될 때까지 둔다. 고소한 밥 냅새가 나며 살짝 누룽지가 앉을 정도로 익힌다.
식탁 위의 봄맛, 사콤장 생채
채소를 씻어 그릇에 담고 사콤장 한번 끼얹었더니 봄이 밥상에 찾아왔다. 새싹채소에 달래, 무순을 넣고 파를 채썰고 오이도 썰어넣었다. 봄보다 먼저 찾아온 생채는 텃밭 대신 대형마트에서 왔다. 어디서 온들 어떠랴, 현숙씨의 비법소스 사콤장과 만나면 언제나 식탁 위의 봄맛을 책임져준다.
입맛 살려주는 기본소스 '사콤장' 레시피
주재료 : 육수3컵. 진간장2컵, 식초1컵. 매실청2컵. 설탕반컵, 죽염적당, 사과한개, 레몬1개
1. 육수3컵에 사과와 레몬을 빼고 준비 된 재료를 모두 넣어 살짝 끓인다.(끓기 시작하면 거품 거두어 내고 불을 끈다)
2. 사과와 레몬은 슬라이스하여 ①의 사콤장에 넣어 하루 정도 둔다.(슬라이스한 사과와 레몬은 씨를 빼고 넣기)
3. 다양한 야채 겉절이나 야채지담기. 다양한 소스용으로 활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