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중근 데이’
‘안중근 데이’
  • 경남일보
  • 승인 2016.02.16 0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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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현 (객원논설위원)
과거 일어났던 사실에 대한 이해와 다양한 해석뿐만 아니라 과거의 사실에 새로운 의미를 부여해 하나의 새로운 역사적 사실을 만들어가는 것도 역사다. 1910년 2월 14일은 1909년 10월 26일 중국 하얼빈에서 일본 이토 히로부미를 저격한 안중근 의사가 사형선고를 받은 날이다. 그래서 2월 14일을 ‘안중근데이’로 만들어 기억하자는 운동도 새로운 역사를 만드는 일이다.

▶로마시대 황제 허락없이 밸런타인이라는 신부가 사랑하는 연인들을 몰래 결혼시켜 준 죄로 순교당한 날 2월14일, 이후 밸런타인 신부를 추모하는 뜻에서 초콜릿을 주고받는 밸런타인데이로 기억하는 것도 의미가 있지만, 2월14일을 ‘안중근데이’로 기억하는 것도 그 의미도 적지 않다.

▶역사적 동전 양면에 세운 가해자와 피해자가 바로 이토 히로부미와 안중근 의사다. 일본인들의 이토 히로부미에 대한 미련은 여전하다. 대한제국을 강탈해 서양형 제국주의를 완성하고, 메이지 근대화를 완결한 사람이기 때문이다. 역사청산을 편의주의·기회주의적으로 접근하고, 망언이 계속되고 있는 현실에서 한국과 일본의 미래를 여는 열쇠를 찾아 역사청산을 시작한다면 이토 히로부미만한 사람도 없다. 조선의병 대토벌과 을사조약을 강요했고 일본으로서는 성공적으로 마무리한 사람이기 때문이다.

▶역사는 근대 일본에 한 번은 무력으로, 한 번은 경제력으로 두 번 기회를 주었다. 그런데 두 번의 기회 모두 일본이 역사적 가해자로서의 도의 문제를 무겁게 본 흔적은 있어 보이지 않는다.
이재현 (객원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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