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무새 죽이기
앵무새 죽이기
  • 경남일보
  • 승인 2016.02.22 09: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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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옥윤 (객원논설위원)
“뒤뜰에서 깡통을 쏘고 어치새를 모두 쏘아 죽여도 괜찮다. 그러나 앵무새를 죽이면 죄가 된단다.” 여섯 살의 스카웃은 왜 앵무새를 죽이면 죄가 되는지 궁금했다. 모디 아줌마는 이렇게 대답한다. “앵무새는 인간을 위해 노래를 불렀을 뿐이지 채소밭을 망치거나 해를 끼치지 않는단다.”

▶전 세계에 4000만권 이상이 팔려 나가 성경 다음으로 많이 읽힌 책이라는 ‘앵무새죽이기’의 작가 하퍼 리가 지난 20일 미국 앨리바마에서 향년 89세로 숨졌다. 자유와 평등, 인간의 존엄성을 바탕으로 한 그의 소설은 영화화되기도 했고 내년에는 브로드웨이 뮤지컬로도 선보일 예정에 있어 그녀의 죽음이 안타깝다.

▶“시작하기도 전에 패배할 것이 예감되지만 그래도 끝까지 최선을 다하는 것이 진정한 용기”라고 쓴 그녀는 “진정한 용기는 총보다도 강하다”고 역설하기도 했다. 무엇보다 가슴에 와 닿는 말은 “다수결에 따르지 않는 것이 한 가지 있다면 그것은 바로 인간의 양심이란다”라는 스카웃 아버지의 가르침이었다.

▶그녀가 강조한 것은 인간의 존엄성이었다. 1930년대 노예문화와 인종차별이 만연했던 미국사회의 아픔을 고발한 ‘앵무새 죽이기’는 미국사회를 변화시키는 영향력 있는 작품이었다. 한 권의 책이 세상을 바꾸는 것을 우리는 그녀를 통해 배웠다.
 
변옥윤 (객원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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