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대한민국 소방관이다.이제 겨우 4년차인 새내기 소방관이지만 지난해 1월 1일부터 부여된 또 다른 나의 이름 ‘구조대원’은 시민들이 겪지 말아야 할 수많은 아픔을 함께하게 했다. “화재출동! 구조출동 ! 구급출동 !” 경남도 18개 소방서 스피커에는 하루에도 수없이 출동방송이 흘러 나온다. 사소한 신고에서부터 생명에 직결된 내용까지 중요하지 않은 것이 없다.
특히 교통사고가 그렇다. 음주운전을 하면서 ‘이 정도는 괜찮겠지’, ‘나는 괜찮겠지’하는 ‘안전불감증’이 나와 내 가족의 생명을 위협하는 큰 사고로 이어지는 것이다. 지난해 교통사고 현장에 출동했을 때, 가족 친지들과 즐겁게 마신 음주가 사고로 이어진 가슴 아픈 기억이 있다. ‘만약 술을 마시지 않았다면, 아니 술을 마셨더라도 운전을 하지 않았더라면’하는 후회는 이미 늦은 것이다.
‘안전불감증’이란 사전에도 없는 말이다. 하지만 요즘 이슈가 되고 있는 단어이기도 하다. 얼마 전 한 언론에서 ‘안전불감증’을 ‘안전에 대해서 느끼지(생각하지) 못하는 증세’라고 한 것을 본 기억이 난다. 그리고 텔레비전, 인터넷 매체에서도 공익광고 및 선전, 프로그램들을 통해 ‘안전불감증’에 대해 방송을 많이 하는 것도 보았다.
현장에서 직접 사고를 목격하는 나에게는 정말 가슴에 와 닿는 단어이고, 온 국민이 꼭 기억했으면 하는 단어이다. 나부터 시작하는 ‘안전불감증’ 대비는 작게는 나의 생명부터 크게는 나의 소중한 가족, 더 크게는 타인의 생명까지 지킬 수 있다.
어홍경 (거제소방서 구조대·소방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