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일시론] 4.13 선거, ‘정치 바이러스’ 판단해야
[경일시론] 4.13 선거, ‘정치 바이러스’ 판단해야
  • 경남일보
  • 승인 2016.02.25 1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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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현 (객원논설위원 ·진주교대 교수)
민주정치에 있어 선거라는 것은 요동치는 정치의 정점에 있다. 거대 기득권 양당의 손쉬운 한국 현실정치가 4·13 선거를 목전에 두고 있다. 문제는 그 선거에 국가와 사회의 건전한 설정을 해치는 ‘정치바이러스’가 깊숙이 파고들 개연성이 무척 높다는 사실을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가이다. 경제여건이 어렵기만 한데 회식이 업무연장이라며 한때 수당 도입을 검토하겠다는 야당 대표의 행태, 그리고 서울시와 성남시의 청년 수당지급은 이러한 ‘정치바이러스’의 전주곡이다.

줄리의 법칙(Jully’s law)이라는 것이 있다. 머피의 법칙, 샐리의 법칙에 이은 신조어로, 성공과 행운은 우연히 찾아오는 것이 아니라 마음 속으로 끊임없이 바라고 의도하는 어떤 상황과 일은 필연적으로 현실에 나타난다는 일종의 경험법칙이다. 잘못된 현실을 바꿔 나가는데 현실 개선의지의 중요성을 두고 하는 말이다. 그리고 잘못된 일이 시작되면 최악의 상태로 치닫는 ‘머피의 법칙’이 정치현실에 고스란히 적용되고 있다는 사실을 기억할 필요가 있다. 한때 남미 최고 부국(富國)이었던 베네수엘라는 좌파 차베스 정부 포퓰리즘 17년 만에 화폐가치 250분의 1로 하락해 국영 슈퍼마켓은 주1회로 출입이 제한되는 정상적으로는 살기 어려운 나라로 변했다.



유권자, 이제 생각을 달리해야

‘일본의 자살·자멸’이라는 40년 전 논문 한 편이 일본 지식인 사회에 경종을 불러일으켰던 적이 있다. 결론은 동서고금 거의 예외 없이 모든 나라의 붕괴는 외적요인보다는 내부요인이 더 큰 변수로 작용해 스스로 무너졌다는 것이다. 이 논문은 국가붕괴를 국가자살이라고 하는데, 국가자살의 공통되는 요인은 이기주의와 포퓰리즘, 그 대표적인 예로 로마제국을 들고 있다. 로마가 무너진 건 ‘빵’과 ‘서커스’ 때문이다. 여기서 ‘빵’은 퍼주는 무상복지, ‘서커스’는 포퓰리즘을 뜻한다. 권력 유지를 위해 로마 지배 엘리트들은 온갖 특혜를 베푼다. 국민들이 ‘빵’을 요구하면 앞뒤 가리지 않고 공짜로 나눠준다. 먹는 문제가 해결된 대중이 무료해하자 지배층은 서커스라는 유혹의 카드를 내민다. 바로 격투기가 그것이다. 연중 절반이 콜로세움의 함성으로 들썩거린다. 정치가 대중의 비위를 맞추고, 국민들이 그 단맛에 중독될 때 국가와 사회는 반드시 망가진다고 준엄하게 경고하고 있다. 이것이 ‘정치바이러스’의 실체다. ‘정치바이러스’는 야금야금 파고들어가 아편처럼 국가와 사회를 전체를 좀먹는다. 국가를 거덜나게 하는 책임감 느끼지 아니하는 정치가 이래서 무섭다는 것이다.



깨어있는 시민의식, 새 정치 패러다임 될 수 있어

모든 사회질서의 정점에 정치질서가 있듯, 사회구조가 만드는 모든 문제의 정점에 정치가 있다. 한국사회는 1987년 6월 민주항쟁을 거치며 민주화에 성공했으나 표면적일 뿐, 실질적인 민주화는 이뤄내지 못하고 있다. ‘정치바이러스’의 달콤한 유혹에 넘어가면 사회의 절대 공공성과 국가 공공성에서 나아가지 못할 뿐 아니라 양극화된 사회질서 속에서 고통받게 되는 대상은 결국 우리 자신이라는 사실을 기억해야 한다. 냉철한 시민의식은 ‘정치바이러스’ 생존조건을 최소한에 잡아둘 수 있다. 우리가 깨어 있으면 알 수 있는 것 하나, ‘정치바이러스’는 그 사고바탕이 국민은 정치인 그들의 표밭일 뿐 받들기는커녕 길들이고 중독시켜야 할 대상에 불과하다는 사실이다.

 
이재현 (객원논설위원 ·진주교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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