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고] 컴퓨터와 인간 바둑대결과 공간정보기술의 감성
[특별기고] 컴퓨터와 인간 바둑대결과 공간정보기술의 감성
  • 경남일보
  • 승인 2016.03.06 0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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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은상 (한국국토정보공사 경남지역본부장)

컴퓨터와 인간의 바둑대결이 화제다. 구글이 만든 인공지능(AI)인 ‘알파고’와 프로기사 이세돌 9단이 9일 맞붙는다. 바둑은 경우의 수가 너무 많아서 컴퓨터로도 전부 계산하기가 힘들다고 한다. 많은 전문가들은 이번 대결에서 아직은 이세돌 9단이 이길 것이라 예상하고 있지만, 가까운 미래에 인공지능의 발전으로 인간을 앞지를 수 있다고 하니 격세지감이다.

인공지능과 인간의 비교를 위해 앨런 튜링은 기계에 ‘지능’이 있는지 판별하는 기준으로 컴퓨터가 인간처럼대화할 수 있는지의 테스트(튜링 테스트)를 제안한 바 있다. 예를 들어 애플사의 시리와 같은 지능형 음성인식 프로그램과 대화할 때, 그것이 인간인지 아닌지 대화만으로 알아채지 못한다면, 기계에게 ‘지능’이 있다고 보는 것이다. 바둑을 손으로 두는 대화라는 뜻으로 수담(手談)이라고도 부르니, 마치 인간처럼 바둑을 두는 알파고는 어떤 의미에서 튜링 테스트에 통과했다고 볼 수도 있다.

기계를 인간과 비슷하게 만들기 위한 노력은 점차 빨라지고 있으며, 감성 정보통신기술(ICT)은 이러한 흐름을 이끌고 있다. 인간의 감정을 알아채고, 인간의 오감을 만족시키는 기능을 제공하는 것이다. 시청자의 생각을 읽고 TV채널이나 볼륨을 조절하는 리모컨, 운전자의 피로상태를 파악해 안전운행을 유도하는 자동차 등을 예로 들 수 있다.

공간정보 분야에서 감성 ICT가 가장 잘 적용될 수 있는 기술은 증강현실(AR)이다. 실제 화면 위에 다양한 정보를 결합해 보여줘 말 그대로 현실을 ‘증강’시킨다. 우리 눈에 보이는 실제 세계에 우리의 꿈과 감성, 삶의 스토리를 더할 수가 있는 것이다. 인기리에 끝난 ‘응답하라 1988’의 배경인 그 옛날 쌍문동처럼 추억이 살아있는 마을 공동체이자 낯선 손님과 교류하는 만남의 공간이다.

가까운 곳에서 살펴보면, 창원시가 진해구 충무동 일원에서 추진하는 ‘에코뮤지엄시티 진해’사업의 목표는 이러한 증강현실에 잘 어울린다. 도시 전체가 역사와 문화, 자연이 살아있는 박물관이 되는 것이다. 전국 최초로 건립된 이 충무공 동상과 해군사관학교가 있는 군항도시이자 일본식 근대건축물이 보존되어 있고, 유명한 벚꽃축제가 열리는 역사와 문화가 살아있는 공간이 있다. 단순한 볼거리가 아닌 이야기가 살아있는 감성관광지를 추구하는 에코뮤지엄시티 사업을 통해 우리는 공간정보기술이 나아가야 할 방향성을 찾을 수 있다.

필자가 속한 한국국토정보공사는 공간정보기술에 문화적 콘텐츠를 결합하기 위해 문화디자인연구원 ‘빛고을’과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고정밀 3D 입체영상기술을 활용해 증강현실을 구현하는 목적은 인간의 꿈과 행복을 이루기 위함이다. 재개발과 재건축으로 흔적도 없이 사라지는 마을공동체를 3D영상으로 복원하고, 추억과 삶의 이야기를 다음 세대에 전할 수 있다. 또 오랜 역사와 전통을 간직한 문화재에 증강현실을 더해 관광객들을 위한 소통과 공감의 기회를 제공한다. 이러한 가능성을 실현하기 위한 노력의 기초는 바로 인간을 위한 기술의 추구, 삶과 문화를 위한 공간정보산업의 진흥에 있다.

유은상 (한국국토정보공사 경남지역본부장)

유은상 한국국토정보공사 경남지역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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