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일칼럼] 국회의원의 시즌
[경일칼럼] 국회의원의 시즌
  • 경남일보
  • 승인 2016.03.09 0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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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영실 (전 진주외국어고교장·신지식인 도서실장)
4년 전 국회의원 선거를 하고 난 후에는 언제 또 국회의원 선거가 오겠는가 하고 아득히 먼 이야기로만 생각됐지만 계절이 제자리를 찾아가듯이 국회의원 선거도 다시 제자리로 찾아왔다. 소위 국회의원의 시즌이 어김없이 찾아온 것이다. 많은 국민들이 19대 국회를 최악의 국회라고 말한다. 그것은 국민의 세금을 많이 받으면서 성실히 일을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국회의원은 세계에서 최고의 대우를 해준다. 의원 1인당 월 1149만 6826원을 받는다. 연봉으로 따지면 1억 3796만 1920원에 달한다. 여기에는 일반수당(671만원), 관리업무수당(58만원), 입법활동비(313만원), 급식비(13만원)가 포함돼 있다. 의원 세비는 지난 12년 동안 163%나 올랐다. 가파른 인상 덕에 선진국에 비해서도 매우 높은 수준이다. 국민 1인당 GDP(국내총생산)와 비교해 보면 프랑스는 2.87배, 영국은 2.89배, 미국은 3.59배 정도 수준이지만 우리나라는 5.63배에 달한다.

하지만 이게 다가 아니다. 회기가 있을 때는 특별활동비 (회기 중 1일당 3만 1360원)가 추가되고 상여금 명목인 정근수당 646만 4000원이 매년 1월과 7월에 나눠 지급된다. 설이나 추석에는 775만 6800원의 명절 휴가비를 따로 챙긴다. 의원마다 40평대의 의원회관 사무실이 제공되고 7명의 보좌직원을 두는데 이들에게 1년에 3억 7000만원 정도의 보수를 지급해 준다. 의원사무실 운영비와 공무출장 교통비, 정책 자료 발간비 등의 명목으로 750만원도 지원된다. 이렇게 해서 의원 1인당 연 6억원 정도의 세금이 들어간다. 이처럼 우리나라 국회의원들에게는 최상의 대우를 해주고 있지만 정치인의 신뢰도는 바닥을 헤매고 있다.

WEF(세계경제포럼)에서 실시하는 국가경쟁력 평가에서 우리나라는 144개국 중 25위를 차지했으나 정치인에 대한 신뢰성은 우간다(94위)보다 낮은 97위를 차지하였다. 또한 현대리서치에서 전국 130여개 대학생 23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정치인과 국회를 신뢰한다고 답한 비율이 각각 2.6%와 4.8%로 조사항목 가운데 가장 신뢰도가 낮았다.

스웨덴 국민들은 ‘자국의 국회의원을 신뢰하는지’ 묻자 10명 중 8명이 ‘그렇다’고 대답한다. 그러면 우리나라 국회의원들은 왜 신뢰받지 못하는 것일까. 그것은 공약(公約)이 공약(空約)으로 되어 버리기 때문이다. 선거에서 당선되기 위해 달콤한 공약(公約)을 제시하지만 당선만 되고 나면 언제 그랬냐는 듯이 공약(空約)이 되어 버리고 마는 것이다.

인간관계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신뢰와 정직이다. 선진국과 후진국의 척도가 되기도 하고 자신의 생명과 같은 것이다. 사회에서 존경 받던 인물들도 국회에서 4년만 지나면 죄인이 된다고 하니 서글픈 우리의 정치 상황을 단면적으로 말해준다. 4·13총선도 이제 약 한달 앞으로 다가왔다. 19대에서 씁쓸한 경험을 했으니 20대에서는 정직하고 신뢰와 믿음을 줄 수 있는 국회의원이 많이 탄생되었으면 한다.
 
고영실 (전 진주외국어고교장·신지식인 도서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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