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에 생선 맡긴 격인 회계담당자의 공금횡령
고양이에 생선 맡긴 격인 회계담당자의 공금횡령
  • 경남일보
  • 승인 2016.03.16 1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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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금을 개인의 ‘쌈짓돈’처럼 사용한 공공기관 회계업무 담당자들이 감사원 감사에서 꼬리가 잡혔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 경남지역본부 A씨는 피공탁자가 법원에 3억 5000여만 원을 변제공탁한 사실을 알고 상급자 몰래 공탁금을 수령한 후 자신의 채무를 갚을 목적으로 법인인감 도장을 무단으로 찍고 위임장 등을 몰래 발급받아 공탁금 전액을 자신의 계좌로 이체·횡령했다 감사원에 적발됐다. 또 22차례에 걸쳐 3500여만 원을 횡령해 자신의 카드대금을 갚은 학교회계 세출금 등을 횡령한 도내 D초등학교 C씨 등 학교회계 출납원도 적발됐다.

거액의 공금을 빼돌릴 수 있도록 방치한 회계관리와 인력관리 방식, 그런 일을 조기 차단하지 못한 자체 감사 시스템의 부실을 질타하지 않을 수 없다. 감독책임이 있는 상급자와 상급기관도 그 책임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수십 차례에 걸쳐 횡령을 했지만 전혀 눈치를 못 챘다니 어처구니가 없다.

문제는 회계 전문가라는 이유로 순환근무를 시키지 않고 같은 업무를 보게 한 것에서 발생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장기간 한자리에 있다 보니 예산 운용의 허점을 잘 알고 이를 악용한 것이다. 한 직원에게 회계업무가 집중되니 이런 일이 벌어지는 것이다. 회계담당자의 순환근무제의 철저한 시행과 복수업무자를 지정해야 부정이 발생할 수 있는 가능성을 원천 차단할 수 있다. 정기감사 외에 수시감사를 통해 비리를 조기에 적발할 수 있는 방안도 강구해야 한다.

공공기관의 회계관리 담당자는 기관의 입출금을 맡는 금고지기다. 비리자에게 곳간의 열쇠를 쥐어줬으니 고양이에게 생선가게를 맡긴 꼴이다. LH와 초등학교의 일부 일탈 행태라고는 하나 공공기관 회계담당자의 도덕적 해이가 심각한 수준이다. 횡령 수법을 들여다보니 황당하기까지 하다. 곳곳에서 구멍이 숭숭 뚫린 걸 보면 공직기강을 다잡을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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