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의 한 수’
‘신의 한 수’
  • 경남일보
  • 승인 2016.03.23 1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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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현 (객원논설위원)
이세돌이 알파고와의 3연패, 그리고 4국에서의 1승과 5국에서의 패배에 대한 단계적 평가들이 다르다. 우선 이세돌의 3연패에 ‘인공지능을 빙자한 쇼에 불과한 바둑’, ‘인간 1인 vs 1202대의 컴퓨터 연합 간 수싸움’, ‘처음부터 인간이 질 수밖에 없는 불공정한 경기’라는 논조가 주류다. 그리하여 이세돌 9단이 지는 것은 당연하다. 왜냐하면 사람이 아닌 ‘신의 한 수’만 두는 컴퓨터하고 두면 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인간은 상황에 대한 합리화의 달인이다. 합리화로 자기 위로와 행동의 근거로 삼는다. 특히 5전 전승을 자신하던 이세돌 9단이 3연패의 늪에 빠지자, 황당한 억지 논리지만 ‘알파고, 비겁하다’가 그 하나다.

▶이세돌의 1승에 대한 주 논조는 ‘바벨탑을 향한 위대한 인간의 도전, 드디어 극복하다.’ 여기서 나온 말이 ‘신의 한 수’다. 이세돌 ‘신의 한 수’에 ‘알파고, 인류의 위대함 앞에 무릎을 꿇다.’ ‘신의 한수’는 인간의 능력을 뛰어넘은 뛰어난 행동이나 생각, 판단 등을 했을 때를 말한다. 즉 완벽한 존재인 신이 두는 최고의 수라는 뜻으로 아주 적절했고 가장 좋은 판단을 의미한다.

▶5국에서 패한 이후 합리화의 종착역은 ‘한국 바둑, 구글의 5000억대 광고 전략에 휘말려들다’로 위안과 ‘인간을 불가능한 것에 대한 도전’으로 전환시킨다. 이른바 프레임 전환이다. 그리하여 상황의 설정을 한순간에 도전자는 알파고에서 이세돌로 바뀌어 인류를 위해 싸우는 슈퍼맨으로 둔갑된다. 인간의 한 모습이다.
 
이재현 (객원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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