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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일포럼] ‘알파고(AlphaGo)’와 한국정치강태완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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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6.03.24  19:1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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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세돌 9단과 인공지능 알파고의 대국 이벤트는 지난 3월 15일 막을 내렸다. 3월 9일 1국에서 변칙수로 알파고를 공격했으나 186수만에, 10일 2국에서 ‘수비 바둑’을 뒀으나 211수만에, 12일 3국에서도 또 불계패했다. 4국에서 78번째 수는 신의 한 수로 불계승했으나 최종 5국 알파고의 단단한 계산을 넘지 못했지만 이세돌의 1승의 감동은 아직도 사라지지 않고 있다.

구글 딥마인드(Google DeepMind)가 개발했던 알파고는 1920개의 CPU와 280개의 GPU가 사용됐다고 한다. 허사비스 최고경영자는 신화통신과 한 인터뷰에서 알파고의 상대로 이세돌 9단을 선택한 이유로 “세계 최정상에서 10년 이상 자리를 지킨 이세돌과 붙고 싶었다”고 밝혔다. 그동안 알파고는 3000만 건의 기보를 공부하고, 스스로 한 달에 100만 번의 대국을 소화했다고 한다.

하사비스는 “알파고는 앞으로 질병예방 등 건강관리나 기후변화 연구에 활용될 수 있을 것”이라며 인공지능의 긍정적인 면을 강조했다. 그런데 인공지능의 산업적 혜택은 소수의 세계 거대기업에 돌아갈 가능성이 크다. 고용 감소 등 사회적 부작용과 문화적 충격 등도 우리가 짊어져야 할 과제다. 일부 연구자에 의하면 향후 20년 안에 미국 일자리의 절반이 없어질 위험에 처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즉, 판·검사, 국회·행정·사법부의 수장을 포함한 관리직, 주식 및 펀드, 건설현장의 공정과 설계, 심지어 전쟁에 관한 전략전술의 판단 등을 인공지능컴퓨터가 다 차지할 때 인간은 인공지능이 해 낼 수 없는 감성적 또는 육체적 노동을 필요로 직장만을 갖게 될지 모른다.

알파고와 이세돌의 바둑이 끝나자 이번엔 한국 정치판이 이들과 정반대의 쌍칼 춤을 추고 있다. 여·야를 막론하고 총선이 선량을 뽑는 축제가 아니라 4년 전이나 20년 전보다 더 추악한 당의 치부를 드러내면서 국민들로부터 불신이 쌓이고, 신뢰를 잃어가다 못해 정치판에 등을 돌리게 한다. 알파고는 가장 합리적으로 세계최고수를 이기고 있는데 전제왕권시대나 가능했던 여·야의 당내경선 등을 보면서 씁쓸하다 못해 아예 TV를 꺼버린다.

왜 이럴까? 한국정치는 사람이 아니라 정치시스템이 잘못되어 있는 것 같다. 여·야를 막론하고 선거 때만 되면 이합집산·탈당·창당 등으로 점입가경이다. 국민들은 정치판이 민주적 절차로 선량이 선발되기를 바란다. 선거 후엔 당의 이념이나 정강정책에 관계없이 또 세 불리기에 나설 것이다. 이런 식의 정치판이 계속된다면 20~30년 후 인공지능시대 정치인들이 제일 먼저 직장을 잃을 것이다. 왜냐하면 인공지능을 탑재한 알파고(가칭)가 정치인보다 더 훌륭하고 정확한 데이터로 국리민복을 챙길 수 있을 테니까.

훌륭한 정치는 국민들의 정치인에 대한 채찍과 정치인 스스로의 자정노력이 있을 때 가능하다고 본다. 언젠가는 국민적 합의로 알파고와 같은 한국의 정치시스템을 구축하여 가장 합리적인 당의 경선과 민주적 절차에 의한 국민들의 심판으로 정치인도 사랑을 받을 수 있는 시대가 올 것이다. 그때까지 정치인 스스로가 이세돌의 겸손과 신의 한수, 그리고 알파고의 과학적이고 합리적인 3000만 건의 기보 공부와 한 달에 100만 번의 대국을 소화해낸 열정을 배워야 할 것이다.
 
강태완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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