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단에서] 주문(呪文)교육
[교단에서] 주문(呪文)교육
  • 경남일보
  • 승인 2016.03.28 1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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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형준 (진주동명고등학교 교감)
유년시절, 섣달 그믐날 밤이면 조모께서는 사랑채와 별채, 곳간은 물론 외양간과 돼지우리에도 불을 밝히고, 목욕재계 후 장독대 옆에 정화수를 놓고 치성을 드리셨다. 손을 비비며 읊조리는 소리가 하도 나직해 그 내용을 정확히 알 수는 없었지만 내년 농사와 자식들과 손자·손녀의 건강과 무사가 아니었을까 짐작하는데, 이 조모의 치성엔 주문(呪文)이 있었을 것이다.

주문은 ‘특정한 어구를 외움으로써 신비적·주술적인 효과가 있다고 생각되는 글귀’를 말하는데, 샤머니즘이나 원시종교, 불교, 도교 등 다양한 종교적 형태로 나타난다. 이 주문은 어구에 특정한 의미를 부여하기보다는 언어 자체를 언령(言靈)화해 암시적 효과를 기대했고, 그 문장 속에는 각각 고유의 신성한 에너지가 있어 사람의 영력에 좋은 영향을 준다고 한다.

주문이라면 동학의 ‘시천주조화정 영세불망만사지’의 주문이나 ‘훔치훔치~’로 시작되는 증산교의 태을주가 떠오르고, 진언이라 불리는 불교 주문으로 ‘나무아미타불’이 있고, ‘옴 마니 반메 훔’(Om mani padme hum)을 부르면 성불을 하거나 큰 자비를 얻는다고 주장한다. 그리고 힌두교에서 가장 성스러운 음으로 간주된다는 ‘옴’(Om, Aum)도 있으며, ‘그러할 지어다’란 의미를 가진 기독교의 ‘아멘’이란 감탄사도 주문의 대표일 것이다. 주문을 반복하게 되면 말하는 이의 의식이 저절로 조절돼 의식의 심층에 닿을 수 있다고 한다. 즉 주문은 감춰져 있던 내면의 심층세계를 열어놓는 열쇠구실을 하는 셈이다.

자신의 한계를 뛰어넘으며 마라톤에 도전한 이야기를 적은 ‘러닝 라이크 어 걸’이란 책에서도 저자 알랙산드라 헤민슬리는 ‘달리기를 준비하는 동안 결국 자신을 달리지 못하게 하는 것은 자신뿐’이라고 하면서 ‘스스로 포기를 정당화하는 순간, 진짜 할 수 없는 사람이 되고야 만다’고 했다. 이 말은 우리들의 삶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이 봄날, ‘고용절벽’, ‘취업빙하기’, ‘hell조선’과 ‘수저의 재질’을 거론하지 말고 사랑의 성취나 취업, 사업과 선거 당선, 성적 향상 등을 목표로 자기에게 주문을 걸어볼 일이다. 나름의 주문을 정하고 긍정적인 자세로 그 주문내용을 실현하기 위한 행동을 보여준다면 효과가 분명 있을 것이기에 나도 주문을 하나 왼다. “☆♀?♨※10@♬~”

문형준 (진주동명고등학교 교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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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길동 2016-04-12 18:19:14
증산교가 아니라 증산도입니다. 참고하십시오. 그리고 태을주는 우주의 율려입니다. 율려의 의미를 깨닫고 , 상생방송도 즐겨 시청하셔서 대세를 바로 보실 수 있는 안목을 기르시길 소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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