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일춘추] 교육평가 개념의 전환
[경일춘추] 교육평가 개념의 전환
  • 경남일보
  • 승인 2016.04.05 09:2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박근생 (경남교육청 장학사)
박근생

우리나라의 전통적인 평가관은 통상 ‘평가=점수매기기’를 의미하며, 실제로 대부분의 학생평가는 계량화가 빠지지 않으며, 시험이 계량화의 주요 도구로 사용돼 왔다. 하지만 교육에서의 평가는 측정보다는 훨씬 넓은 의미로서 점수매기기, 시험, 성적을 넘어서는 교육적 행위들을 포함한다. 교육평가의 지향은 인간 이해를 바탕으로 교육 상황을 개선하는데 있으며, 이를 위해 지속적이고 종합적인 교육실천의 한 부분이 바로 교육평가이다. 교육평가에는 다양한 방식이 있으며, 그 중 측정에 의한 점수산출은 비교와 서열화를 위해 사용되는 하나의 방편일 뿐이다.

현재의 평가는 ‘학생대상’의 평가일 뿐 ‘학생중심’의 평가가 아니다. 또한 개인의 상대적 위치 파악이 핵심활동으로 돼 있다. 이처럼 평가가 학생의 상대적 위치를 판단해 학생을 ‘규정’하고 심판하는 것이 될 때 평가활동은 수단이 아닌 목적화돼 버리며, 그것은 근원적으로 교사와 학생의 지원중심 평가철학의 근본 입장을 부정하게 된다. 따라서 평가활동은 본질적으로 교육을 망치고 인간의 전인적 발달을 저해하는 요소가 될 수밖에 없다.

‘왜 평가하는가’, ‘무엇을 평가하는가’, ‘어떻게 평가하는가’, ‘누가 평가하는가’의 문제의식에서 평가의 목적과 이유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해 본다면 학교 교육의 본질을 올바로 성찰할 수 있을 것이며, 이에 따라 공교육이 가야할 길이 무엇인지 밝힐 수가 있을 것이다.

이러한 교육평가 개념 전환을 위해서는 학교 구성원들이 평가 철학을 수립하는 것에서 출발해야 한다. 평가 철학의 수립은 학교 구성원의 혼란을 막고 공동연구를 가능하게 하기 때문이다. 또한 평가도 교육과정이라는 전체적 그림 속에서 진행돼야 수업이 개선되고, 이에 따라 평가가 개선되는 과정을 수행하게 될 것이다.

이를 위하여 교육공동체의 교육적 합의를 잘 담아낸 학교 교육과정 재구성과 교사가 재구성권을 가진 학급 교육과정 재구성이 필요하다. 결국 교육과정과 수업의 주체가 평가의 주체가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나아가 교사의 자율적인 재구성권과 평가권을 위한 전문성 확보의 연구시간 보장과 교육과정-수업-평가의 피드백시스템화가 필요할 것이며, 이는 교육공동체 구성원의 공유를 통해 이뤄질 수 있을 것이다.

박근생 (경남교육청 장학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경상남도 진주시 남강로 1065 경남일보사
  • 대표전화 : 055-751-1000
  • 팩스 : 055-757-1722
  • 법인명 : (주)경남일보
  • 제호 : 경남일보 - 우리나라 최초의 지역신문
  • 등록번호 : 경남 가 00004
  • 등록일 : 1989-11-17
  • 발행일 : 1989-11-17
  • 발행인 : 고영진
  • 편집인 : 강동현
  • 고충처리인 : 최창민
  • 청소년보호책임자 : 김지원
  • 인터넷신문등록번호 : 경남, 아02576
  • 등록일자 : 2022년 12월13일
  • 발행·편집 : 고영진
  • 경남일보 - 우리나라 최초의 지역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경남일보 - 우리나라 최초의 지역신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gnnews@gnnews.co.kr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