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일시론] 배려와 존중
[경일시론] 배려와 존중
  • 경남일보
  • 승인 2016.04.13 12: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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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향숙 (객원논설위원·인제대 응용수학과 교수)
이웃 간 살인·방화를 부르는 층간소음 공식 민원접수 건수는 2005년 114건, 2011년 362건, 2012년 3월 ‘층간소음 이웃사이센터’ 개설로 그해는 7021건으로 폭증했고 매년 늘어나는 추세이다. 2014년 전체 폭력범죄 39만1000여건 가운데 ‘우발적 동기’가 차지하는 비중이 42.5%이고, 2011년 이후 40% 이상을 계속 웃돌고 있으며 최근 5년 간 한국사회 범죄 트렌드로 ‘묻지마 범행’ 등 충동범죄가 자리 잡고 있다.

연평균 22만건의 교통사고 중 70%가 분노운전, 난폭운전이고 운전 중 발생하는 자신의 분노를 주체하지 못해 생기는 ‘로드레이지(roadrage)’는 과속이나 끼어들기, 보복운전으로 무리하게 앞지르기, 충돌사고 등을 유발해 대형 교통사고로 이어지고 있다. 갈수록 단절되는 네트워크에 우울증, 분노·충동조절 장애, 불안장애 등으로 성인 10명 중 3명은 평생 한번 정신질환의 정서적 빈곤을 겪고 있다. 1인 가구의 증가와 경기침체 등의 요인으로 인간관계가 약해진 사회를 뜻하는 무연(無緣)사회가 돼가는 우리나라도 해마다 무연고 사망자가 늘고 있으며 2015년엔 4050이 43%를 차지한다.

그렇다면 우리가 직면한 암울한 사회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무엇을 해야 할 것인가. 먼저 물질주의를 넘어선 나눔, 배려와 존중사회로의 인식전환을 해야 한다. 열을 가진 자가 한개 베풀고 백을 가진 자가 한개 베푸는 문화를 뛰어넘어 더 가진 자가 더 베풀어야 한다. 또한 여럿이 힘을 합해 한사람을 도와주는 십시일반(十匙一飯)이 생활화돼야 한다. 타인의 입장에서 내가 하는 행동 배려와 상대방을 귀중히 대하는 존중의 인간관계가 생활 구석구석에 스며든다면 층간소음, 충동범죄, 보복운전, 재산분쟁, 분노·충동조절 장애 및 무연고 사망자는 줄어들지 않겠는가. 어려움을 겪는 사람들을 어떻게 사회에 융화시키고 기여하게 만드느냐가 중요하므로 포용하고 그 밑거름을 제공하는 문화조성이 우선돼야 한다.

다음으로 사람은 물질에 만족할 줄 모르고 이를 괴로워하며 감나무에서 무작정 감이 떨어지기를 기다리지만 세상에 거저는 없고 준비하지 않으면 기회도 오지 않으므로 인고부지족(人苦不知足)의 자세로 행동해야 한다. 조직은 구조적인 변화와 더불어 내부 구성원들의 생각, 규범, 문화의 변화가 동반돼야 한다. 어떤 조직변화도 인간관계를 바탕으로 하지 않으면 이뤄질 수 없다. 따라서 우리 한 사람 한 사람은 속해 있는 조직 안에서 친절한 말 건네기, 구성원 간 신뢰 쌓기, 따뜻한 인사 나누기, 공공장소의 예절, 남의 의견 경청, 자율적 규범 제정, 공동 실천을 통한 책무성 강화, 협력적 문화, 사회봉사, 도덕적 가치와 삶의 방식에 대한 자각, 창의력을 계발해 사회적 태도를 개선시키는 사회성 훈련, 타인과의 의사소통을 개선할 수 있는 친절·배려·협동의 공동체 의식을 실천해 가면서 미래를 대비해야 한다. 왜냐하면 이러한 국민의식 수준이 바로 국가를 이끌어가는 힘의 원동력이기 때문이다.

러셀은 ‘행복의 정복’에서 “근본적인 행복은 무엇보다도 인간과 사물에 대한 따뜻한 관심에서 비롯된다. 인간에 대한 따뜻한 감정은 만나는 사람들을 지배하거나 열광적인 찬사를 받아내려 하는 대신에 그들의 관심과 기쁨의 폭을 넓혀주려 한다”고 했다. 우리 모두는 배려와 존중이 생활화된 근본적인 행복을 논하는 사회 속에 살고 싶지 않은가.

 
김향숙 (객원논설위원·인제대 응용수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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