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주원 장편소설] 갈밭을 헤맨 고양이들 9 (134)
“어허이, 입에 똥바가치 들어갈라꼬. 죽고 없는 최 생원은 또”
“최샌이나 아들이나 뭐 그 집일은 그 집 일 아이가”
“확인 안 될 일이닝깨 그렇제. 지끔이라도 누가 증거를 대라카모 우짤끼고. 내 한 가지만 부탁하자. 어데서 들었다꼬 요게 조게 나서서 아는 체하다가 애맨 사람꺼정 욕테배이 맹글고 더 나가서 비단구리이 담부랑 넘다가 장독 깨는 짓 저질러 갖고 나까지 한 두름으로 엮이게 하지 말라 그 말이다. 우리는 거저 입 딱 다물고 거저 굿귀경이나 하고 떡이나 주모 꼭꼭 씹어서 배탈 안 나게 잘 묵어주자 이 말이라”
“말이야 천만 분 지당하제. 그런데 나는 하도 뜬금없는 소리가 돼서 놀랜 가슴이 영 갈앉들 않네”
“니가 말귀가 어더바서 그렇제 운젯적부터 떠돈 이바구라꼬. 나도 벌써 어릴 때 들은 이배기구만. 최진사 영감하고 종년 삼월이 얘기 떠돌던 기 참말로 전설인가, 에나 모리고 카는 것가 일부러 카는 것가?”
“그기야 내가 일일이 우찌 알끼고. 두 집간에 필유곡절인 무엇이 있다카는거는 나도 어렴풋 알고는 있었지만 설마 인자사 그런 일이 터질끼라꼬는 상상도 못했구마는”
“말이야 바른 말이제 잘 키우기야 뭘로 잘 키았어. 운이 돌아서 지가 잘 커주었제. 그란께 옛말에도 벼리는 넬씨 봐도 사람은 절대 넬씨 보모 안된다 카는 거 아인가배. 좌우당간에 원풀이는 씨언하게 하는 기제. 그나저나 이웃 덕 보는 거는 좋은데 태복이 그 사람 보기 좀 껄끄러울 낀데 우짜꼬 싶네”
양지는 자신도 몰래 고였던 침을 꼴딱 삼켰다. 듣고 보니 아버지 이야기였고 여기도 명자네와 연결된 문제가 이미 터져있었다.
“이 사람아, 그건 그때 가서 걱정하고 오좀이나 바로 싸, 옷 다 베리구만”
“힛히, 정신 다 빠져빗구만”
“그 사람 요새는 집에 빛감도 잘 안하는 갑더마. 내사 새꼴시러바서, 쥐뿔도 없는 늙다리가 그 피떵거리로 장차 우짤란지”
“그 얼가이 허풍세이가 핏덩거리한테 죄만 짓는 기제. 우짜다가 재수 없이 노방초 꼬리뱅이에 매이 갖고 그나마 또 낙랑끄트리 신세라, 그 사람 팔자도 생각해 보모 참 안됐어”
“그래도 제 끈은 이까났다 싶으니 눈은 감겄제”
“시장 시러버라. 노방초 제 구실하게 누가 키울꼬. 그놈으 외눈깔, 그만 좀 뿔뚝기리고 끄트머리 좀 엔간이 흔들고 접지. 요새는 벗거지도 다됐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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