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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숲산책-1000만 원짜리 띄어쓰기
허훈  |  gnnews@g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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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6.05.12  21:2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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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숲산책-1000만 원짜리 띄어쓰기

“예전부터 친구들 몰래 ①{좋아하던/좋아하든} 여자아이와 같은 반이 되기를 ②{방학∨내내/방학내내} 간절히 ③{바랐다./바랬다.} 드디어 기다리고 기다리던 ④{개학식날/개학식∨날} 그 아이와 ⑤{짝꿍/짝궁}이 ⑥{되라는/돼라는} 선생님의 말씀에 ⑦{뛸∨듯이/뛸듯이} 기뻤지만 ⑧{설레는/설레이는} 마음을 감추고 아무렇지도 않은 척했다.”

일전에 방영한 KBS1 ‘우리말 겨루기’ 최종 문제다. { }에서 바른말을 고르는 문제로, 정답을 다 맞히면 ‘우리말 명예달인’이란 영예가 주어짐과 동시에 1000만 원의 상금을 거머쥐게 된다. 예선에서 쟁쟁한 경쟁자를 모두 물리치고 1등으로 진출한 출연자는 장고에 장고를 거듭한 끝에 8군데 { }에서 하나씩 8개의 낱말을 골랐다. 그 광경을 지켜보던 시청자들도 손에 땀을 쥐었다. 결과는 ‘땡!’이었다. 띄어쓰기 문제에서 틀린 것이다. ④에서 ‘개학식날’을 선택하는 바람에 1000만 원을 날렸다. 순간 ‘아!’ 하는 탄식의 소리가 어찌나 안타깝게 들리는지 아직도 귓전에 맴돈다.

문제를 풀어보자. ①은 ‘좋아하던’이 맞다. ‘-던’은 어떤 일이 과거에 완료되지 않고 중단되었다는 미완(未完)의 의미를 나타내는 어미다. ②는 명사(방학)와 부사(내내)는 띄어 써야 한다, 또 ③, ⑧은 으뜸꼴이 각각 ‘바라다’와 ‘설레다’로 ‘바랐다’, ‘설레는’이 맞다. ⑤에서 ‘짝궁’은 ‘짝꿍’의 비표준어다. ⑥은 어간 ‘되-’에 ‘-으라는’이 결합한 말 ‘되라는’이고, ⑦은 ‘듯이’는 의존명사이므로 ‘뛸∨듯이’로 띄어 쓴다. ④는 출연자가 고배를 마신 문제로 ‘개학식’(명사)과 ‘날’(명사)은 각각의 단어로 띄어 써야 한다. 이날 ‘개학식∨날’은 1000만 원짜리로 깃발 날렸다.

허훈 시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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