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선자들, 여야 불문 벌써 21대 도전 채비
낙선자들, 여야 불문 벌써 21대 도전 채비
  • 연합뉴스
  • 승인 2016.05.12 15: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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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3 총선이 끝난 지 한 달이 지났다. 전국적으로 새누리당이 참패하고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이 영남과 호남에서 약진한 것으로 마무리됐지만 여운은 가시지 않았다.

특히 부산과 더불어 이른바 ‘낙동강 벨트’를 형성하며 여야 간 치열한 접전을 벌인 경남에서는 당선자 못지않게 낙선자들이 느끼는 아쉬움은 크다.

어느 때보다 힘든 선거였지만 여당이든 야당이든 다음 선거에 대한 가능성과 기대감을 동시에 안겨주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도내에서 차점 낙선자를 중심으로 벌써 차기를 준비하며 재도전 의지를 다지는 분위기가 감지된다.

4곳에서 패한 여당보다 석패한 야당 낙선자들 가운데 일부의 재도전 의지가 더 강한 것으로 보인다.

양산갑 선거구에서 윤영석 의원과 ‘리턴매치’를 벌여 석패한 더불어민주당 송인배 지역위원장은 이전 선거에서 낙선했을 때와 달리 이번에는 낙선인사를 길게 할 각오로 주민을 찾아 인사하고 있다고 근황을 12일 전했다. 송 위원장은 4.8% 포인트 차이로 낙선했다. 인근 선거구인 양산을에서는 정치판에선 무명인 같은 당 서형수 후보가 당선했다. 그는 “이번 총선 결과는 내년에 정권 교체를 이뤄내야 한다는 신호다”며 “당장 내년 대선에서 재격돌한다는 각오로 열심히 노력하고 준비하겠다”고 밝혔다.

시장과 국회의원 선거를 포함해 이번이 모두 5번째 낙선인 그는 “총선에서 얻는 유권자들의 지지자를 건강하게 잘 관리하는 데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창원 마산회원에서 윤한홍 당선자를 마지막까지 안심하지 못하게 만든 더민주당 하귀남 낙선자도 차기 도전 의사를 분명히 했다.

그는 “선거 끝나고 경로잔치 등을 찾아다니며 낙선인사를 드렸는데 주로 듣는 말이 ‘아깝다. 다음엔 될거다’였다”며 “변호사 업무 이외에는 4년 내내 지역구를 다져 21대 총선에는 무조건 출마하겠다”고 밝혔다.

새누리당 김한표 현역 의원과 피 말리는 대결을 벌였던 거제 선거구 더민주 변광용 낙선자도 지역 현안을 챙기며 벌써 지역구를 다지고 있다.

대우조선해양과 삼성중공업 등 국내 조선소 ‘빅2’가 있어서 조선업 위기를 체감하는 그는 당내 조선해양산업특위 위원장으로 활동하며 중앙당에 조선업 위기를 극복하도록 지원을 요청했다.

실제 그는 지난 11일 같은 당 민홍철, 김경수 당선자 등과 함께 대우조선해양, 삼성중공업 등을 찾아 조선산업 문제점과 지원방안을 놓고 간담회 개최했다. 이런 움직임 탓인지 지역의 김한표 의원 발걸음도 덩달아 빨라지는 분위기다.

창원 진해구에서 낙선한 김종길, 창원 의창 김기운 등 인사들도 다음 선거를 준비하는 모양새다.

김종길 낙선자는 “구체적인 계획을 세운 것은 없지만, 공인회계사 사무실을 운영하며 내년 대선 때 정권 교체에 힘을 보태려 한다”고 말했다.

김기운 낙선자는 “40% 이상 저를 지지한 표가 나오도록 도와주신 분들에게 인사하고 있다”며 “앞으로 4년간 생활정치가 뭔지를 보여주면서 다음 총선을 준비하려 한다”고 언급했다.

더민주당의 약진에 주춤하며 패배한 새누리당 낙선자들도 재도전 의지를 다지는 분위기다.

이들은 전통적으로 여당 지지 성향이 강한 경남에서 ‘조금만 더 하면 당선될 수 있다’는 생각을 하는 것으로 보인다.

더민주당 바람이 거세게 불었던 김해갑·을 선거구에서 낙선한 홍태용·이만기 지역위원장은 다시 조직을 정비하고 있다.

홍태용 낙선자는 “일단 본업인 의사로 돌아와 이번 주부터 병원에 출근했다”며 “앞으로 지역위원장직을 계속 맡으면서 내년 대선과 21대 총선을 겨냥해 조직을 재정비하겠다”고 밝혔다.

이만기 낙선자도 “이제 한판 했지 않느냐”며 재도전 의사를 분명히 밝히고 “지금도 선거 과정에서 은혜를 입은 분들을 찾아가 낙선인사를 계속하고 있으며 지역위원장도 계속 맡겠다”고 의지를 보였다.

양산을 선거구에서 더민주당 서형수 당선자에게 석패한 새누리당 이장권 낙선자는 “워낙 아쉬움이 큰 선거지만 이제는 마음을 추스르고 있다”며 “주변에서 석패를 안타까워하는 분위기여서 여전히 아쉬움이 남는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낙동강 벨트에서 석패한 낙선자들과 달리 현역인데도 낙선하거나 낙천한 새누리당 의원들은 차기에 대한 생각에 다소 온도차가 있다.

창원 성산에서 정의당 노회찬 당선자에게 패한 강기윤 의원은 “조그만 농장에서 농사를 지으며 향후 행보에 대해 고심 중이다”고 밝혔다.

21대 총선을 다시 노릴 것인지, 2년 뒤 지방선거에서 일정한 역할을 할 것인지를 두고 고심하는 것으로 알려졌으나 현재로서는 가능성만 열어둔 상태로 보인다.

거창·함양·산청·합천 선거구에서 낙천한 신성범 의원은 “서울 집과 지역을 오가며 조용하게 살겠다”고 근신 모드를 보였다.

그러나 “새누리당에서 내가 할 일이 있다면 당연히 받아 열심히 하겠다”며 “21대 총선에 도전할 기회가 있으면 좋겠다”고 희망을 피력했다.

창원 마산회원에서 낙천한 안홍준 의원은 “후임 대통령 만드는데 중심 역할을 준비하고 있다”면서도 “구체적인 계획은 지금 밝히기 어렵다”고 언급했다.

박완수 당선자에 밀려 낙천한 창원의창 박성호 의원은 “원직이 창원대 교수다. 19대 국회 임기가 끝나면 바로 학교로 돌아간다”며 “2년뒤 지방선거때 교육감 출마설은 누군가가 지어낸 말이다”고 지방선거 출마설을 부인했다.

이밖에 유승민계로 분류돼 당 공천에서 배제되자 밀양·창녕·함안·의령 선거구에서 무소속 출마했지만 새누리당 엄용수 당선자에게 석패한 조해진 의원은 복당해서 새로운 정치를 해보겠다는 다짐을 전했다.

선거가 치열했던 만큼 후유증을 반영하듯 최근 치아를 뺐다는 조 의원은 “이번 총선 결과에 연연하지 않고 내년 대선과 4년 후 총선을 향해 당과 지역에서 의미 있는 역할을 계속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총선을 계기로 경남 중동부를 중심으로 야권을 지지하는 표심이 적지 않을 것으로 확인되는 등 ‘공기’가 달라진 것과 관련, 새누리당도 이제 경남전역을 ‘텃밭’으로 부르기엔 정치환경이 많이 변했다는 지적이 적지 않다.

야권 낙선자들의 높은 득표율이 본인의 역량이든 전국적 바람에 의한 것이든 이를 상당히 고무적으로 받아들이고 벌써 차기를 준비하는 등 정치행보에 상당한 영향을 준 것은 확실해보인다.

대도시에 비해 속도는 늦지만 내년 대선부터 지방선거, 차기 총선까지 경남지역 각종 선거 풍향계가 바뀌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이에따라 출마자들의 셈법도 복잡해졌다. 어떤 선거든 ‘단기승부’는 더 이상 통하지 않고 ‘공천=당선’이란 등식도 점차 힘을 잃을 것으로 보인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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