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일시론] ‘정쟁분산, 권력구조 논의해야 한다’
[경일시론] ‘정쟁분산, 권력구조 논의해야 한다’
  • 경남일보
  • 승인 2016.05.30 08: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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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현 (객원논설위원 진주교대교수)
역사는 돌고 돈다. 그 과정에 사람이나 국가의 지고(至高)의 가치는 생존이다. 굳이 의미를 부여하자면 100년 전 구한말 조선반도와 지금의 국제정세가 너무나 흡사하다는 것이다. 국내정치는 내부 결집역량이 뒤흔들리고, 국제정세는 현명한 국가적 생존처신을 요구하고 있기 때문이다. 트럼프의 요동치는 대(對)한국 압박, 미·중 패권과 미·일 신밀월시대, 그리고 북핵을 둘러싼 한반도와 미, 일, 중, 러의 역학관계에서 발언권은 국제고아 수준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그리고 국내정치는 현재권력과 미래권력간의 정쟁구도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현재와 미래권력간 소모적 정쟁 문제

국가생존은 국가 내부적 역량발굴과 결집, 확장에서 시작된다. 70년의 민주주의 경험과 세계 10위권의 경제규모를 가지고 있으면서도 국가생존의 적극적 추진체인 정치는 유독 시대변화를 수용 못하고 있다. 계파이익과 진영논리에 빠져 정치는 전근대적인 수준으로 낙후돼 있다. 민생정치의 가늠은 국회의 입법활동을 통해 알 수 있다. 국회 제출법안은 힘들고 불합리한 민생 개선의지의 총체이기 때문이다.

지난 19대 국회 제출법안 1만7822건 중 7634건만이 처리되고, 나머지 1만188건은 자동 폐기됐다. 이러한 입법 수치는 우리 정치가 민생보다는 정쟁의 한가운데 위치하고 있었다고 해석할 수 있는 한 부분이다. 정국 주도다툼인 조선 사색당쟁은 한 예가 될 수 있다. 시작은 선조8년 사림(士林)들이 이조정랑의 자리를 놓고 서인과 동인으로 나눠지면서다. 동인은 정철의 처벌수위를 놓고 이산해의 북인과 류성룡의 남인으로, 북인은 광해군파인 대북과 영창대군파인 소북으로 쪼개지고, 서인은 숙종 때 남인을 몰아낸 뒤 그 처벌문제로 노론과 소론으로 갈라진다.

문제는 이들이 임진왜란과 병자호란을 겪으면서도 투쟁을 위한 투쟁, 반대를 위한 반대, 구한말에는 수구파와 개화파 대원군파와 명성황후파 그리고 친청파(親淸派), 친로파(親露派), 친일파(親日派) 등으로 나뉘어져 결국 나라 피폐와 망국의 중요한 한 요인이 됐다는 점이다. 1년 국회의원 1인당 7억원에 가까운 운영경비가 지출되는 이른바 견제되지 아니하는 고비용 저생산의 정치로 정치의 대(對)국민 피로감은 누적되고 있다. 당쟁에다 절차적 민주주의가 실종되고, 현재권력과 미래권력을 향한 줄서기 정치현실에서 정쟁을 분산시킬 수 있는 권력구조로 우리 정치환경을 바꿔 나갈 필요가 있다.

4·13총선 이후 뒤바뀐 정치적 처지에 적응을 못하고 있는 야당은 집권연습의 틀을 만들어가느라 주춤하지만, 새누리당은 당쟁의 전면에 위치하고 있다. 이사철을 맞은 국회의원회관, 6층 친박, 7층 비박, 10층 진박 방배정은 이를 함축하고 있다. 그들로서는 논리와 근거를 가지고 있겠지만, 총선참패를 직시 못하고 있다. 아직 정신을 못 차리고 있다는 말이다.



시대흐름은 나눠갖는 분점의 정치

반대일변도의 습관적 야당체질, 정국을 합리적으로 주도하지 못하는 여, 이들의 정쟁은 지극히 비생산적이다. 정쟁 근원의 한 요인이 되고 있는 제왕적 대통령중심제는 개선의 여지가 있다. 권력이 너무 한곳으로 집중되고 있기 때문이다. 시대흐름은 나눠갖는 분점의 정치다. 정쟁분산 권력구조 모색, 한국정치가 해결해야 할 시대적 화두다. 어느 한 사람의 독주를 뒷받침하는 정치와 제도는 시대와 부합하지 않는다.
 
이재현 (객원논설위원 진주교대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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