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객원칼럼] 호르몬 치료가 두려워 갱년기 증상을 참는다?
[객원칼럼] 호르몬 치료가 두려워 갱년기 증상을 참는다?
  • 경남일보
  • 승인 2016.06.01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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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원준 (경상대학교병원 산부인과 교수)
폐경은 여자가 늙고 있다는 첫 번째 신호이기 때문에 직접 겪어보지 않고는 그 상실감을 상상하기 힘들다. 보통 50세 전후로 폐경기를 겪는데 요즘은 영양상태가 좋아져 55세를 전후로 폐경 증세가 나타나기도 한다. 폐경은 여성호르몬이 점차 감소하면서 월경을 한두 달 거르다가 점차 양이 줄고 결국 월경이 멈추게 되는 것으로 의학적으로 12개월 동안 월경이 없으면 폐경을 진단한다. 여성호르몬이 감소하면 피부 탄력이 떨어져 주름이 늘고 살이 찌기 쉬우며, 가슴이 울렁거리고 얼굴이 벌겋게 달아오르는 등 갱년기 증후군 증세가 나타난다.

대개의 폐경이 우울증 증세를 동반하는 것은 아니다. 이럴 때 가족들 특히 딸들은 엄마의 말에 맞장구를 치며 친절한 말 상대가 돼야 한다. 갱년기 증상이 의심되면 우선적으로 병원을 방문, 정확한 진단 후 적절한 호르몬 치료를 하는 것이 현재까지 치료의 정석으로 돼 있다. 호르몬 치료는 폐경으로 결핍된 여성호르몬을 외부에서 보충해주는 것으로 이해하면 될 것이다. 가장 이상적인 치료시기는 폐경이 임박한 시기이며 갱년기 증상이 가장 많이 나타날 때이기도 하다.

호르몬 치료의 효과는 안면홍조를 치료하고 숙면을 돕고, 정신적 증상이 호전된다. 또한 근골격계, 비뇨생식기계 질환을 예방, 치료하고, 피부 및 유방의 탄력을 유지시켜 준다. 특히 골다공증에 의한 골절의 예방은 초기 폐경기에 호르몬 요법을 시행함으로써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다. 하지만 대부분의 여성들은 호르몬 치료에 대한 막연한 오해와 불안감으로 치료를 받지 않고 있다. 대표적인 오해로 첫 번째는 ‘호르몬 치료를 하면 심장질환의 위험이 증가하는가’이다. 호르몬 치료는 60세 이하, 폐경 후 기간이 10년 이내인 건강한 여성이 처음 시작할 경우 오히려 심장질환을 예방할 수 있다고 알려져 있다.

두 번째는 ‘뇌졸중의 발생위험이 증가하는가’이다. 60세 미만의 건강한 폐경 여성은 뇌졸중 발생 위험도 자체가 매우 낮으며, 가족력이나 과거력, 동반 질환이 없는 사람은 안심해도 된다. 셋째는 ‘호르몬 치료는 혈전색전증 증가의 원인이 된다는데’이다. 60세 미만의 건강한 폐경 여성은 혈전색전증의 발생 자체가 매우 드물다. 마지막으로 ‘유방암 발생률 증가’에 관한 내용이다. 호르몬제를 5년 이상 복용 시 복용하지 않은 여성에 비해 약 1천 명당 1명꼴로 증가한 것으로 알려져 있으나 가족력이나 과거력, 비만 등 유방암 위험인자가 없는 여성은 무시해도 될 정도의 수치이다.

이처럼 의학적으로 호르몬 치료는 분명 폐경 여성의 증상에 도움이 된다고 알려져 있지만 선뜩 치료를 시작하는 데는 여러 가지 걱정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최근 폐경에 사용되는 호르몬은 극소량이므로 부작용은 찾아보기 힘들며 대규모 연구에서도 안정성이 확립된 상태이다. 필자는 산부인과 전문의로서 호르몬 치료를 권하고 싶다. 호르몬 치료를 정기적인 검사를 하면서 사용한다면 매우 안전하며, 단점보다 장점이 많고 폐경 후의 삶의 질을 올리는 데 크게 기여하기 때문이다.
 
최원준 (경상대학교병원 산부인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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