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일시론] 경제위기 극복 열쇠는 지방·중소기업·내수에 있다
[경일시론] 경제위기 극복 열쇠는 지방·중소기업·내수에 있다
  • 정영효
  • 승인 2016.06.07 2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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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영효 (논설위원)
박근혜 대통령은 지난 1월 13일 대국민담화 및 기자회견 자리에서 “안보와 경제는 국가를 지탱하는 두 축인데 지금 우리는 이 두 가지가 동시에 위기를 맞는 비상상황에 직면해 있다”고 밝혔다. 지난 4월 13일에는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 총선 투표장에서 “대한민국은 안보 정치 경제 모두 대단히 위중한 때이다”며 현 상황에 대해 우려를 표시했다. 이들의 발언이 아니라도 우리나라 전반적인 경제지표를 보면 총체적 위기상황이라는데 공감된다. 그럼에도 경제위기는 돌파구를 찾지 못하고 장기화되고, 더 깊은 수렁 속으로 빠져들고 있다.

우리나라는 1960년대 경제개발을 시작한 이래 3번의 경제위기를 넘겼고, 지금은 4번째 경제위기 상황이다. 외환보유고가 1억달러에도 미치지 못했던 1963~64년 외환위기가 첫 위기였다. 오일쇼크로 불리는 1973~74년 에너지 파동은 2차 위기였다. 이 시기에는 국가가 거의 파산상태로까지 몰렸다. 이어 3번째가 1997년 찾아온 IMF 외환위기다. 국가 부도 직전까지 갔다. 4년이 지난 2001년 탈출할 수 있었다. 그리고 지금 4차 경제위기를 맞고 있다.

앞서 3번의 경제위기는 일시적인 위기였다. 경제 호황을 누리다가 갑작스럽게 위기를 맞았고, 위기상황이 길지 않았다. 극복한 후에는 급속한 경제성장세를 보였다. 이번에 맞은 4차 경제위기는 다른 것 같다. 장기적인 경제침체 속에서 경제위기를 맞았다. 극복하더라도 과거와 같은 지속적인 경제성장을 보일지도 불투명하다. 위기상황에서 탈출할 수 있을지도 기대하기 어렵다. 경제위기를 일시적으로 극복한 후 경제가 다시 침체의 늪으로 빠지는 ‘위기→회복→위기’가 반복되는 ‘남미형 침체유형’이 될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심지어 ‘심각한 위기→다소 회복된 위기→다시 심각한 위기’가 이어지는 ‘위기 반복형 유형’으로 진행될 가능성까지 배제할 수 없다.

이같은 연례적인 경제위기 도래는 우리나라 경제구조의 모순과 한계성에서 찾을 수 있다. 한국 경제는 성장과정에서 양극화 심화의 모순을 드러냈다. 상위 1%가 전체 부의 13%, 상위 10%가 무려 45%를 차지하는 불균형 상태에 있으며, 삼성·현대·LG 등 대기업이 GDP의 60%나 차지하고 있다. 이런 상태로는 지속발전이 어렵다.

자본력·지하자원 등이 부족한 국가적인 특수상황에 따라 독특한 형태의 경제발전을 추진할 수밖에 없었던 상황을 모르는 바는 아니다. 기형적인 경제정책으로 기인된 폐해가 이제 가시화되고 있다. 대기업을 축으로 하는 기업경제구조는 중소기업을 경쟁력 없는 기업으로 만들었다. 수출주도형 경제성장정책의 도입은 수출과 수입에 과도하게 의존하는 기형적인 산업구조를 만들었고, 내수시장을 몰락케 했다. 게다가 서울 중심의 중앙집권주의는 지방을 황폐화시켰다. 이로 인해 우리나라 경제는 팔·다리(중소기업, 내수시장, 지방)가 없는 몸통(대기업, 수출·입 의존 구조, 중앙집권)만 있는 기형아 꼴을 하고 있다.

과거 경제 위기 때에는 지방, 중소기업, 내수시장의 동력이 살아 있었다. 이 동력이 어느 정도 뒷받침할 수 있어 위기 극복이 가능했다. 지금은 지방, 중소기업, 내수시장에 남아 있는 동력이 없다. 이같은 상황에서 위기 극복이 가능할 지 의문이다. 몸통만으로는 위기 극복은 불가능하다. 이번 경제위기 극복 최선책은 중소기업, 지방, 내수시장의 동력을 회복하는데 있다. 지속발전가능한 국가경제가 되기 위해선 중소기업, 지방, 내수가 강해야 한다.

 
정영효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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