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문석 (대한웅변인협회 경남지부 회장)
새 출발을 하는 부부 3000여 쌍에게 희망의 첫길을 안내하면서 그동안 살아오면서 겪었던 일과 행복하게 살아가는 방법을 이야기해 줄 수 있다는 것에 보람을 느끼곤 한다. 이들이 새 출발하는 날에 무언가 도움이 될 수 있는 말을 해줄 수 있다는 것이 얼마나 다행한 일인지도 모른다.
우리의 주위에는 부부가 되기 위해 오랜 세월을 사귀다가 결혼을 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만난 지 얼마 되지 않아 결혼을 하는 사람도 있어 부부의 연(緣)을 진지하게 생각하지 않고 헤어지는 일이 종종 생겨나고 있는 것이 오늘의 현실이다.
은행나무침대라는 영화에서 보듯이 천년의 세월을 뛰어넘어 남녀가 만나듯이 부부가 되기 위해서는 전생에서부터 맺어진 오랜 연이 있어야만 부부가 될 수 있고, 흔히 부부의 연을 천생연분(天生緣分)이라고 말한다.
30년 전 40세의 나이로 처음 주례를 할 때 신랑·신부들이 젊은 주례라고 꺼리면 어쩌나 하는 생각에 안경을 쓰고 복장도 나이 들어 보이게 하려고 했었는데, 이제는 빨간 넥타이로 젊어 보이려고 하는 것을 보면 세월의 무상함을 실감하고 있다.
요즈음 같이 결혼 연령이 늦어지고 있는 현실에서 뭐니뭐니 해도 부모님께 걱정 끼치지 않으려면 일찍 시집가고 장가가서 손자·손녀를 안겨드리는 것이 효도하는 길이요 애국하는 길이 아닐까.
그동안 몇 쌍의 주례를 섰는지 너무 많아 다 헤아릴 수 없지만 1년에 100쌍 이상 주례를 했고, 200쌍이 넘을 때도 있었으니 약 3000여 쌍 정도 되리라고 생각한다.
우리는 흔히들 자기의 소원을 3000번만 말로 표현하면 그 소원이 이루어진다고 하는데 3000번의 주례를 하면서 그들의 행복을 빌었으니 나의 주례로 인생을 출발하는 모든 이들이 아들딸 많이 낳고 행복과 행운이 함께하는 멋진 인생 살아가기를 기원해 본다.
장문석 (대한웅변인협회 경남지부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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