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근차근 성장하는 후계농업인
창녕군 창녕읍 교리에 도착하자 유리온실된 건물이 눈에 들어온다.
‘경남육묘법인’ 간판이 선명하게 보이는 이곳이 후계영농인으로 농사일을 시작한 김도훈(38)씨의 일터다.
27세부터 시작해 올해로 경력 11년차를 맞은 김씨는 4남매 막내로 벼, 고추, 가지, 토마토, 수박 등 다양한 육묘부터 미니 양파 재배까지 재배하는 등 다재다능한 손재주를 가지고 있다. 어릴때부터 자연스럽게 농사일을 해야겠다는 마음가짐 속에 수출분야를 담당하기 위해 대학을 일어일문과에 진학했고 후쿠오카로 어학연수도 다녀왔다. 또 경북대 원예학과 석사과정을 통해 농사에 이론적인 공부도 마쳤다.
현재는 경남육묘법인에서는 없어서는 안될 인재다. 그는 “농사를 시작한지 10년차가 넘어서도 가면 갈수록 어렵다. 책으로 공부하고 기술센터 문의하면서 말없는 식물과 싸우고 있다”며 “항상 경상남도농업기술원, 창녕군농업기술센터의 도움을 받고 있다”고 전했다.
육묘장은 종자회사의 씨앗을 받아 일정하게 키워내 농가에게 전달하며 한 단계를 일을 농가들에게 덜어주는 곳이다. 규모는 유리온실 4958㎡(1500평), 비닐하우스 8264㎡(2500평), 미니양파 9917㎡(3000평)에 걸쳐 농사를 일궈낸다. 경남육묘장은 1년 내내 비수기 없이 바쁘게 돌아가는데 1~3월에는 봄배추가 심어지고 이어 벼,노지채소와 고추, 요즘에는 미니양파, 김장배추,토마토 등을 준비한다.
김씨도 후계농 초기 넘치는 의욕과 열정을 쏟아냈다. 이 때문에 육묘장을 일구신 아버지와의 갈등도 있었다. 학교에 배운것과 현장에서의 괴리감이 생겼던 것이다. 결국 모두다 틀린 것이 아니어서 조율해서 맞춰 가야했다.
김씨도 직장인과 마찬가지로 8시쯤 출근해 6시에 퇴근하지만 농작물을 주말에도 관리해야하기 때문에 쉬는날 없이 일한다. 또 작물마다 심어지는 적절한 시기가 있기 때문에 이전부터 준비해야하고 비수기를 줄이기 위한 미니양파도 복합영농을 진행하고 있다. 이처럼 항상 바쁜 일상은 10살, 6살 아이들에게 미안한 마음으로 가슴 한 켠에 자리잡는다.
그는 “예전에는 후계농이기 때문에 빨리 경영과 농업을 이어받아 키워낼 욕심이 있었지만 지금은 오히려 아버지가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 주시기 때문에 좋다”며 “농사를 계속할 수 있다는 만족감과 고향에서 농업을 지키고 있다는 자부심이 있다. 언제나 가족들에게 감사하는 마음으로 하루하루 즐거게 일을 해내고 있다”고 말했다.
박성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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