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을 바꾼 100가지 문서’ 출간
‘세상을 바꾼 100가지 문서’ 출간
  • 연합뉴스
  • 승인 2016.06.26 16: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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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민은 누구도 체포되거나 구금돼서는 안 되며, 그의 권리나 재산을 박탈하지 않으며 법익을 박탈하거나 추방당해서도 안 되며, 어떤 식으로든 그의 지위를 빼앗아서도 안 된다.”

 1215년 6월 영국에서는 왕의 권리를 제한하고 신민들의 봉건적 권리를 보호한다는 내용의 라틴어 문서가 작성됐다.

 ‘마그나 카르타’(Magna Carta, 대헌장)로 불리는 이 한 장의 문서는 잉글랜드 시민의 자유를 최초로 법제화하면서 정의, 공평, 인권의 상징이 됐고, 미국 독립선언서를 비롯해 많은 기록에 영향을 미쳤다.

 신간 ‘세상을 바꾼 100가지 문서’는 정확한 기원을 알 수 없는 중국의 역경(易經)부터 2013년 세계를 떠들썩하게 한 에드워드 스노든 파일까지 5천년 역사에서 가장 중요한 문서 100개를 뽑아 소개한 책이다.

 법문과 칙령, 논문, 비밀협약서, 면허장, 메모지, 데이터 맵 등 형태는 다르지만 기록의 측면에서는 매우 의미 있는 문서들을 다뤘다.

 저자인 스콧 크리스텐슨은 “원본 기록에는 내용과 목적을 전달하는 ‘아우라’가 있다”며 “정체성, 인권, 부와 인구의 이동 같은 대규모의 역사적 개념들을 구현하고 기호화한다”고 강조한다.

 책에 나오는 문서 중 일부는 역사의 물꼬를 돌린 주역이었다.

 예컨대 내년이면 발표 500주년을 맞는 마르틴 루터의 95개조 반박문은 종교개혁의 도화선이 됐다.

 마르틴 루터는 가톨릭교회 성직자들이 면죄부를 파는 등 부패와 악행으로 물들어 있다고 지적하고 당연시되던 교회의 관행에 대해서도 의문을 제기했다. 그는 문서의 사본을 추기경과 주교들에게 보내 유럽 종교계를 충격에 빠뜨렸다.

 오늘날 마르틴 루터가 비텐베르크성 교회에 붙였던 원본은 사라졌지만, 전단 형태로 된 95개조 반박문은 독일 뉘른베르크와 라이프치히에 남아 있다.

 ‘최초’라는 수식어가 붙는 사진, 전보, 지하철 시스템, 웹사이트, 트윗도 역사적 문서에 포함됐다.

 최초의 사진은 프랑스 발명가인 조제프 니세포어 니엡스가 1826년 자신의 스튜디오 창가에서 8시간에 걸친 실험 끝에 찍은 것이다. 이 사진은 흐릿하지만, 헛간 지붕과 나무 등을 볼 수 있다.

 또 각종 종교 경전과 애덤 스미스의 ‘국부론’, 마르크스의 ‘공산당 선언’, 프로이트의 ‘꿈의 해석’, 조지 오웰의 ‘1984’, 중국에서 출판된 ‘마오쩌둥 어록’ 등도 실렸다.

 서양에서 만들어진 문서 위주로 구성됐다는 점은 아쉽지만, 문서를 통해 세계사의 흐름을 이해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읽어볼 만한 책이다.

 라의눈. 김지혜 옮김. 224쪽. 2만5천원.

연합뉴스



 
신간 ‘세상을 바꾼 100가지 문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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