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숲산책-LA 된장찌개
20년 전에 미국 로스앤젤레스(LA)를 방문한 적이 있다. 미국 속의 ‘작은 한국’이라 불리는 LA 한인타운에는 한의원, 약국, 슈퍼마켓, 미장원, 식당 등등 일상에 전혀 불편함이 없을 정도로 다 갖춰 놓고 있었다.
간판 상호도 한글로 표기해 놓았고, 언어도 한국말 일색이니 미국이라는 게 실감나지 않았다. 그런데 유독 눈길을 끄는 게 있었는데, 식당의 메뉴였다. 한글 표기의 차림표에서 아무리 눈 닦고 찾아봐도 틀린 글자가 보이지 않았다. 순간 작은 감동의 물결이 일었다.
지금은 많이 나아졌지만, 20년 전만 해도 우리의 식당 차림표에서 가장 많이 오류를 범하는 표기가 ‘삼계탕’과 ‘된장(김치)찌개’였다. 좀 부풀려 표현하면 ‘삼개탕, 된장찌게’로 표기하는 식당이 태반이었다.
더욱 눈꼴사나운 메뉴는 ‘육개장’ 표기였다. 바른 표기인 ‘삼계탕’과 ‘육개장’을 ‘삼개탕, 육계장’으로 틀리게 뒤바꿔 놓았으니 눈총을 받을 수 밖에. 이 낱말이 ‘삼계탕, 된장찌개, 육개장’으로 제자리를 찾기까지는 우리말 지킴이들의 노력이 컸을 것이다.
어린 햇닭의 내장을 빼고 인삼, 대추, 찹쌀 따위를 넣어서 고아 만드는 보양음식으로 삼복에 보신이 되고 원기를 돕는다는 삼계탕(蔘鷄湯)은 ‘계’자가 닭 ‘계(鷄)’이다. ‘개’자로 표기하는 ‘육개장’은 쇠고기를 삶아서 알맞게 뜯어 넣고 얼큰하게 갖은 양념을 하여 끓인 국이다.
또 ‘된장찌개, 김치찌개’를 ‘찌게’로 쓰는 경우가 많으나 ‘찌개’로 표기하는 것이 맞다. ‘찌개’는 뚝배기나 작은 냄비에 국물을 바특하게 잡아 고기 채소 두부 따위를 넣고 간장 된장 고추장 젓국 따위를 쳐서 갖은 양념을 해 끓인 반찬을 말한다. ‘찌게’는 비표준어다. LA 한인타운 식당 차림표에는 삼개탕, 된장찌게는 없었다.
허훈 시민기자
20년 전에 미국 로스앤젤레스(LA)를 방문한 적이 있다. 미국 속의 ‘작은 한국’이라 불리는 LA 한인타운에는 한의원, 약국, 슈퍼마켓, 미장원, 식당 등등 일상에 전혀 불편함이 없을 정도로 다 갖춰 놓고 있었다.
간판 상호도 한글로 표기해 놓았고, 언어도 한국말 일색이니 미국이라는 게 실감나지 않았다. 그런데 유독 눈길을 끄는 게 있었는데, 식당의 메뉴였다. 한글 표기의 차림표에서 아무리 눈 닦고 찾아봐도 틀린 글자가 보이지 않았다. 순간 작은 감동의 물결이 일었다.
지금은 많이 나아졌지만, 20년 전만 해도 우리의 식당 차림표에서 가장 많이 오류를 범하는 표기가 ‘삼계탕’과 ‘된장(김치)찌개’였다. 좀 부풀려 표현하면 ‘삼개탕, 된장찌게’로 표기하는 식당이 태반이었다.
더욱 눈꼴사나운 메뉴는 ‘육개장’ 표기였다. 바른 표기인 ‘삼계탕’과 ‘육개장’을 ‘삼개탕, 육계장’으로 틀리게 뒤바꿔 놓았으니 눈총을 받을 수 밖에. 이 낱말이 ‘삼계탕, 된장찌개, 육개장’으로 제자리를 찾기까지는 우리말 지킴이들의 노력이 컸을 것이다.
어린 햇닭의 내장을 빼고 인삼, 대추, 찹쌀 따위를 넣어서 고아 만드는 보양음식으로 삼복에 보신이 되고 원기를 돕는다는 삼계탕(蔘鷄湯)은 ‘계’자가 닭 ‘계(鷄)’이다. ‘개’자로 표기하는 ‘육개장’은 쇠고기를 삶아서 알맞게 뜯어 넣고 얼큰하게 갖은 양념을 하여 끓인 국이다.
또 ‘된장찌개, 김치찌개’를 ‘찌게’로 쓰는 경우가 많으나 ‘찌개’로 표기하는 것이 맞다. ‘찌개’는 뚝배기나 작은 냄비에 국물을 바특하게 잡아 고기 채소 두부 따위를 넣고 간장 된장 고추장 젓국 따위를 쳐서 갖은 양념을 해 끓인 반찬을 말한다. ‘찌게’는 비표준어다. LA 한인타운 식당 차림표에는 삼개탕, 된장찌게는 없었다.
허훈 시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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