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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숲산책-LA 된장찌개
허훈  |  gnnews@g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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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6.07.07  21:25: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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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숲산책-LA 된장찌개

20년 전에 미국 로스앤젤레스(LA)를 방문한 적이 있다. 미국 속의 ‘작은 한국’이라 불리는 LA 한인타운에는 한의원, 약국, 슈퍼마켓, 미장원, 식당 등등 일상에 전혀 불편함이 없을 정도로 다 갖춰 놓고 있었다.

간판 상호도 한글로 표기해 놓았고, 언어도 한국말 일색이니 미국이라는 게 실감나지 않았다. 그런데 유독 눈길을 끄는 게 있었는데, 식당의 메뉴였다. 한글 표기의 차림표에서 아무리 눈 닦고 찾아봐도 틀린 글자가 보이지 않았다. 순간 작은 감동의 물결이 일었다.

지금은 많이 나아졌지만, 20년 전만 해도 우리의 식당 차림표에서 가장 많이 오류를 범하는 표기가 ‘삼계탕’과 ‘된장(김치)찌개’였다. 좀 부풀려 표현하면 ‘삼개탕, 된장찌게’로 표기하는 식당이 태반이었다.

더욱 눈꼴사나운 메뉴는 ‘육개장’ 표기였다. 바른 표기인 ‘삼계탕’과 ‘육개장’을 ‘삼개탕, 육계장’으로 틀리게 뒤바꿔 놓았으니 눈총을 받을 수 밖에. 이 낱말이 ‘삼계탕, 된장찌개, 육개장’으로 제자리를 찾기까지는 우리말 지킴이들의 노력이 컸을 것이다.

어린 햇닭의 내장을 빼고 인삼, 대추, 찹쌀 따위를 넣어서 고아 만드는 보양음식으로 삼복에 보신이 되고 원기를 돕는다는 삼계탕(蔘鷄湯)은 ‘계’자가 닭 ‘계(鷄)’이다. ‘개’자로 표기하는 ‘육개장’은 쇠고기를 삶아서 알맞게 뜯어 넣고 얼큰하게 갖은 양념을 하여 끓인 국이다.

또 ‘된장찌개, 김치찌개’를 ‘찌게’로 쓰는 경우가 많으나 ‘찌개’로 표기하는 것이 맞다. ‘찌개’는 뚝배기나 작은 냄비에 국물을 바특하게 잡아 고기 채소 두부 따위를 넣고 간장 된장 고추장 젓국 따위를 쳐서 갖은 양념을 해 끓인 반찬을 말한다. ‘찌게’는 비표준어다. LA 한인타운 식당 차림표에는 삼개탕, 된장찌게는 없었다.

허훈 시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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