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일시론] 서부경남에도 정치가가 있는가
[경일시론] 서부경남에도 정치가가 있는가
  • 경남일보
  • 승인 2016.07.13 1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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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원섭 (객원논설위원·경남서부권정책개발연구원이사장)
엊그제같이 총선이 끝났다. 찬란한 구호와 지역발전 공약이 기억에 생생하다. 그러나 그들의 정치적 리더십과 콘텐츠의 절대적인 부재는 물론 눈앞의 이익에 이전투구만을 거듭하는 올망졸망한 정치인들에게 지역의 미래는 비관적이다. 사람이 하는 일이라 불가능이라고 말할 수는 없다. 그러나 절박한 지역현실 극복과 함께 고통으로 가득 찬 길을 함께 가자고 할 정치 리더를 가까운 장래에는 목격할 수는 없을 것 같은 아쉬운 우려를 떨칠 수가 없다.

서부경남의 주요 현안인 남부내륙철도 조기착공 문제에 대응하는 정치력의 한계, 신공항 결정이 김해공항으로 발표된 이후 경상남도의 발 빠른 민심수습과 후속적 대처와는 대조적으로 서부경남지역의 정치적·행정적 행보에 실망감은 이루 말할 수가 없다. 경남 유일의 사천공항의 국제화가 신공항의 위치 선정과는 무관하지 않기 때문이다.

대통령은 김해공항이 신공항이 되는 것으로 공약을 지켰다고 한다. 엄격히 말하면 신공항이 아니라 김해공항 확장이 정확한 표현이다. 밀양이나 가덕도 신공항을 포기해야만 하는 불가피한 입장을 국민에게 설득 못하는 정부가 애달프다.

경상남도는 밀양시민의 상실감을 달래기 위해 경남도 차원의 적극적인 대책을 내놓았다. 그 후속대책의 하나로 저비용 항공사인 가칭 ‘남부에어’를 설립하여 본사를 밀양에 둔다는 계획이다. 설립되는 항공사는 영남권 5개 시·도 상공회의소 회원, 기업 등이 약 1000억 원을 출자하고, 김해공항에서 운항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도지사로서는 당연한 정치적 조처로 보여진다.

그러나 사천공항 활성화와 함께 국제공항으로 변신을 바라고 있는 서부경남의 입장에서는 납득이 안 된다. 그동안 사천공항 국제화를 위해 지역 민간단체가 중심이 되어 한국공항공사, 사천상공회소, 경남상공회의소협의회가 연계하여 수차례의 전문가 초청 토론회를 통해 경상남도와 사천시에 ‘지역공항 활성화 재정지원 조례’를 이끌어냈다.

이런 절박한 노력을 서부경남 국회의원이나 시장·군수들은 지금까지 외면하고 있었다. 사천공항 활성화와 국제화를 위해 서부경남 자치단체와 상공계, 경상남도가 협의하여 저비용 항공사 설립의 필요성도 강력히 요청한 바도 있었다.

김해공항은 이미 여객 수송력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매년 막대한 시설비를 투입하고 있다. 금년 상반기 여객수도 인천공항을 제외한 김포·제주·대구공항의 국제선 여객을 합한 수보다 많다. 경상남도가 추진하는 저비용 항공사가 김해공항에 취항한다는 것은 경제적 측면이나 서부대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지역 발전론적 측면에서 합당하지 못하다.

문제는 이 시점에서 지역의 발전을 책임지겠다던 국회의원을 비롯한 선출직 공직자 누구 하나 나서서 행동하는 양심은 없었다. 천신만고 끝에 시작한 서부대개발이 우리들의 선택으로 점점 멀어져 가고 있음에 절망한다.

늘 하늘만 바라보는 ‘천수답 정치’에 익숙한 우리들의 자화상이 부끄럽다. 주인 없는 우리 지역은 모두가 객(客)이다.

 
이원섭 (객원논설위원·경남서부권정책개발연구원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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