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울어진 운동장
기울어진 운동장
  • 이홍구
  • 승인 2016.08.03 07:4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이홍구 (창원총국장)
‘인천상륙작전’에 대한 영화평론가 등의 평가는 가혹했다. ‘똘이장군’, ‘멸공의 촛불’, ‘반공주의와 영웅주의로 범벅된, 맥아더에게 바치는 헌사’ 등 조롱과 비아냥이 쏟아졌다. 이런 현상은 ‘연평해전’, ‘고지전’, ‘국제시장’과 같은 애국보수적 시각에서 역사를 다룬 영화에 똑같이 적용됐다. 그래서 일각에서는 한국 문화예술계의 이념적 편향성을 문제삼기도 한다.

▶1987년 6월항쟁으로 분출된 민주주의 열망은 YS, DJ 양김 후보단일화 실패로 정권교체가 좌절되면서 그 추동력을 상실하고 만다. 당시 학생운동권은 “다시 민중속으로”를 외치며 ‘일상투쟁’에 들어갔다. 이때 이들을 사로잡은 이론 중 하나가 이탈리아 공산당 창설자인 안토니오 그람시의 ‘진지전(참호전)’이다.

▶그람시는 지식인 등 전위세력들이 각계각층의 시민사회내에 침투해 진지를 구축할 것을 촉구했다. 부르주아 사상이 지배하는 곳에서는 장기적으로 지적·도덕적·문화적 헤게모니를 장악해야 최종혁명을 달성할 수 있다고 본 것이다. 이 이론을 신봉한 386운동권 세력 상당수는 문화예술, 언론, 교육계로 파고들어 뿌리를 내렸다.

▶야권에서는 한국의 정치적 보수성과 기득권 구조를 내세우며 ‘기울어진 운동장’을 바로세워야 한다고 주장한다. 운동장이 진보세력에 불리하게 기울어져 있기 때문에 공을 차는 선수가 상대편을 이기기가 어렵다는 것. 하지만 문화예술계를 두고보면 좌파의 ‘진지전’은 성공했고 운동장은 왼쪽으로 기울었다는 생각이 든다. 이홍구 창원총국장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경상남도 진주시 남강로 1065 경남일보사
  • 대표전화 : 055-751-1000
  • 팩스 : 055-757-1722
  • 법인명 : (주)경남일보
  • 제호 : 경남일보 - 우리나라 최초의 지역신문
  • 등록번호 : 경남 가 00004
  • 등록일 : 1989-11-17
  • 발행일 : 1989-11-17
  • 발행인 : 고영진
  • 편집인 : 강동현
  • 고충처리인 : 최창민
  • 청소년보호책임자 : 김지원
  • 인터넷신문등록번호 : 경남, 아02576
  • 등록일자 : 2022년 12월13일
  • 발행·편집 : 고영진
  • 경남일보 - 우리나라 최초의 지역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경남일보 - 우리나라 최초의 지역신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gnnews@gnnews.co.kr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