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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토리텔링이 있는 힐링여행] 옥천사 템플스테이비우는 것으로 채워진 명상의 마음
경남일보  |  gnnews@g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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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6.08.08  22:07: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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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편백나무 숲에서 가진 자유 명상 시간.

◇1박 2일, 산사 체험

활짝 핀 연꽃 형상의 연화산 연밥 부분에 자리한 옥천사, 어머니이자 마음의 고향 같은 산사, 잠깐 머물다 오기만 해도 마음이 편안해지고 온갖 번민이 사라져 힐링이 될 것 같은 도량, 1박 2일 머물다 온다는 생각을 하니 마치 수학여행을 앞둔 소년처럼 들떠 있었다.

오후 3시, 산사체험인 템플스테이를 하기 위해 생활관에 모인 사람은 모두 18명이었다. (주)한국남동발전삼천포화력본부(분부장 류성대) 임원 10명과 창원, 김해, 거제 등지에서 왔는데, 수련복으로 갈아입은 수련생들의 얼굴에는 기대감이 벌써 연꽃송이처럼 피어 있었다. 지도법사인 원명 스님께서 사찰예절에 대한 안내를 하신 뒤 마음열기의 일환으로 참가 동기를 물으셨다. 어떤 분은 남편과 심하게 싸워서 심란한 마음을 추스르기 위해 왔다고 했고, 살을 빼기 위해 참가했다는 모녀, 품격 높은 휴식을 위해 왔다는 아가씨 두 사람도 있었다. 특히 류성대 본부장은 ‘산사체험을 계기로 집단에서 생기기 쉬운 갈등과 불만을 최소화하고, 사원 모두가 만족하고 행복해하는 삶을 영위하도록 하기 위해 체험신청을 하게 됐다’고 했다. 나름대로의 동기와 바람을 가지고 참가한 템플스테이, 1박 2일 동안의 체험을 통해 바라던 힐링이 다 이뤄지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참가 자체만으로도 자신의 삶을 더욱 아름답고 행복하게 가꾸기 위한 시도라고 생각한다면, 마음을 연다는 것 또한 이미 힐링이 시작되고 있는 것인지도 모른다. 원명 스님의 안내로 도량을 둘러보면서 옥천사의 이름이 감로수가 나오는 옥천(玉泉)에서 유래됐음을 알게 됐고, 특히 청담 큰스님께서 출가하신 이곳에 스님의 사리탑을 모셔 놓았다는 설명을 듣고 청담사상연구소 연구원으로서 더욱 의미 깊게 다가설 수 있었다.

옥천사 템플스테이는 사찰문화와 명상, 108배, 포행 등 스님들의 삶을 몸소 수행하는 체험형과 번잡한 일상에서 벗어나 자유롭게 자신만의 시간을 가지고 마음의 휴식을 얻기 위한 휴식형 두 가지가 있으며, 둘째·넷째 주말에 1박 2일로 실시하는데, 우리는 산사 체험형을 선택했다.

 
   
▲ 주지스님과 함께 나눈 차담 시간.


◇세상을 정화하는 백련차

동안거나 하안거에 들어가시는 스님들은 하루 10시간 이상 화두를 풀기 위한 명상과 참선을 한다고 한다. 수련생들은 그냥 맛보기로 10분 정도 명상을 했다. 결가부좌를 못하는 사람은 편안한 자세로 앉아 명상에 들어갔다. 심신의 이완을 통해 스트레스와 잡념을 없애고 마음의 평온함을 찾기 위해 하는 명상, 호흡에 집중해 들숨과 날숨의 드나듦을 느끼는 일이 명상의 첫걸음이라고 한다. 숨이 거칠면 마음이 불안정하고 숨이 고르면 마음이 안정됐음을 뜻하는데 그런 의미에서 숨을 다스리는 것이 곧 마음을 다스리는 일임을 알았다. 고요한 산사에서 호흡을 통해 생명의 본질을 느끼는 명상, 짧은 시간이었지만 살아있음에 대한 고마움과 행복감을 느낄 수 있었다.

주지이신 진성 스님과 함께 가진 차담시간, 그윽한 향기 밴 백련차를 앞에 놓고 스님과 함께 담소를 나눴다. 백련차를 만드는 과정, 맑고 깨끗하게 물을 정화하는 연과 생태, 진리를 추구한 성인들에 대한 얘기를 차와 함께 나누었다. 백련처럼 세상을 정화하는 참된 사람이 됐으면 좋겠다는 주지스님의 법문을 연화산 옥천사에서 들어서 그런지 더욱 가슴에 와 닿았다.

차담시간에 녹차와 백련차를 마신 탓인지 잠이 오지 않았다. 자려고 하는데도 잠들 수 없는 것 또한 하나의 고통이다. 마음을 고쳐먹었다. 처음 경험하는 템플스테이, 이 귀한 시간을 잠에게 뺏긴다고 생각하니 산사에서의 하룻밤이 너무나 아깝다는 생각이 들었다. 잠이 머물러야 할 자리에 밤의 물상들을 들여놓기로 했다. 계곡 물소리가 맨 먼저 다가왔다. 물의 걸음에도 리듬이 있었다. 반복적인 소리가 끊임없이 이어지는 걸 듣고, 계곡물도 산사에서는 수행을 하나보다 하는 생각이 들었다. 조금 떨어진 곳에서 소쩍새들이 이별을 앞둔 연인처럼 애절하게 울고 있었다. 낮이 빛깔로써 제 모습을 보여준다면 밤은 소리로써 제 마음을 보여주는 것 같았다. 밤이 건네는 소리의 향연을 들으니 잠을 못자는 것이 고통이 아니라 축복으로 다가왔다. 정확하게 3시 50분쯤 되자 쇠북소리가 들렸다. 얼른 세수를 하고 새벽 예불을 드리기 위해 법당으로 갔다.

 
   
▲ 주지스님과 함께 나눈 차담 시간



◇나를 버리고 우리를 얻은 작은 깨달음

새벽 예불을 드리고 나서 자방루에서 108 소원주 만들기를 했다. 대체로 자신의 번민을 지우기 위해 108배를 하는데 비해, 소원주 만들기는 절 한 번에 품어온 번뇌 하나를 내려놓고 염주알 하나에 소원 하나를 담아 실에 꿴다. 108배와 함께 염주알 108개를 다 꿰어 둥근 염주를 완성하는 순간, 내 마음도 환해졌다. 새벽에서 아침으로 바뀌었는지 세상도 환해져 있었다. 동그라미 모습의 염주, 둥근 것은 공(空)을 뜻하면서도 완성을 뜻한다. 염주 만들기를 통해 108가지의 번뇌는 공의 세계로 소멸되고 108가지의 소원은 하나의 완성된 염원으로 내 곁에 머물길 소망해 본다. 그래서였을까, 필자의 마음에 자리했던 수많은 번민들이 사라지는 것 같았다. 밤새 뜬눈으로 새웠는데도 맑고 개운한 아침을 맞이할 수 있었다.

 

   
▲ 수련생들에게 사찰 안내를 하시는 원담스님.


아침 공양 뒤, 수련생들은 백련암에서 청련암을 거쳐 옥천사로 순환하는 숲길 걷기 포행을 했다. 특히 편백나무 숲에서 잠깐 가진 자유시간, 직박구리를 비롯한 여러 종류의 새 소리와 바람소리, 풀벌레 소리가 등에 젖은 땀을 시원하게 말려 주었다. 1시간 30분을 걸어서 옥천사에 도착하는 동안, 마음속에 담아왔던 스트레스와 아픔들이 모두 울창한 숲이 다 흡입해 버렸는지 땀방울 맺힌 얼굴에선 참으로 밝고 환한 표정을 만날 수 있었다. 서로가 살아온 어제, 오늘에 대한 얘기를 꽃피우며 걸었던 숲길, 나를 잡고 놓지 않았던 또 하나의 나를 떨쳐낸 소중한 시간이었다.

부부싸움으로 인해 가출까지 했다던 아주머니의 표정은 한결 밝아져 있었고, 남동발전 임원들도 마치 한가족처럼 화기애애한 분위기로 산사를 나서는 뒷모습을 보면서 1박 2일의 짧은 기간 동안, ‘나를 버리고 우리를 얻은’ 산사체험이 더 행복한 삶을 살아갈 비법을 충전해 가는 듯해 입가에 흐뭇한 미소가 일었다.

/박종현(시인·경남과학기술대 청담사상연구소 연구원)



 

   
▲ 숲속 걷기 힐링을 하고 있는 참가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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