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일칼럼] 진정한 땀이 가장 정직하다
[경일칼럼] 진정한 땀이 가장 정직하다
  • 경남일보
  • 승인 2016.08.09 08:32
  • 댓글 1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고영실 (전 진주외국어고 교장·신지식인 도서실장)
연일 폭염 경보가 발령되고 모두가 너무 덥다고 난리다. ‘삼복더위에는 입술에 붙은 밥알도 무겁다’는 옛말처럼 뜨거운 여름은 사람을 무기력하게 만든다. 그래도 전 세계인의 축제인 리우 하계 올림픽이 개최되었다. 총 28개 종목에서 959개의 메달을 놓고 경합하게 된다. 한국 선수단은 24개 종목에 선수 204명, 임원 129명 등 총 333명 규모의 선수단을 파견하여 종합 순위 10위내 진입을 목표로 하고 있다.

그동안 우리나라 대표 선수들은 이른 새벽부터 늦은 밤까지 많은 땀과 눈물을 흘렸다. 근대 올림픽의 창시자인 쿠베르탱은 승리보다 참가에 의의를 둔다고 했지만, 선수는 물론 우리나라 대다수 국민들은 값이 많이 나가는 메달 색 따기를 갈구할 것이다. 스포츠 경기에서 국력과 경제력이 무시될 수는 없는 것이다. 금메달 수에 따라 국력을 과시하게 되고 국가 브랜드를 높이는 지표가 되기도 한다.

올림픽 성적 예측 모델을 연구한 ‘매건 버시’ 미 버클리대 교수는 국가별 성적에 가장 영향을 미친 변수는 국내총생산이었다고 발표한 바가 있고, 하버드대는 올림픽 성적과 소득의 상관관계를 경제학적으로 연구한 결과 메달 1개를 더 따려면 1인당 국민소득이 260달러 늘어야 한다는 분석도 내놓았다. 이처럼 현대스포츠는 국력과 경제력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과학적인 스포츠가 될 수도 없고 경기에서 이길 수도 없는 것이다.

중국이 국제 스포츠 무대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것도 막강한 인구를 바탕으로 세계 2위의 경제대국으로 부상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이 세상에는 땀을 흘리지 않고 쉽게 이루어지는 것은 하나도 없다. 비단 스포츠뿐만 아니라 학문이고 예술이고 돈벌이도 마찬가지다. 영국의 고문서학자 ‘윌리엄 캠던’은 일찍 일어나는 새가 벌레를 잡는다고 했듯이, 남들보다 일찍 일어나 진정한 땀을 흘려야 정상의 위치에 서게 되는 것이다.

박현주 미래에셋 회장은 자녀와 찜질방을 가지 않는다고 한다. 왜냐하면 찜질방에서는 가만히 앉아 있어도 땀이 나오기에 열심히 일을 한 후 땀 흘려 노력한 대가로 얻는 것이 진정한 결과라는 것을 가르치기 위해서이다. 운동선수는 인내와의 싸움이다. 역도 선수는 하루 5만kg을 들어 올린다. 평생 들어 올리는 중량이 작은 산을 옮길 정도다. 그래도 참고 인내하면서 더 많은 중량을 들어 올리려고 땀을 쏟아내는 것이다. 매번 올림픽 때마다 온 국민에게 감동을 선사하는 여자핸드볼 대표팀의 훈련양은 남자 축구선수들과 거의 맞먹을 정도다.

올림픽 사상 최초로 마라톤 2연패를 달성한 에티오피아 ‘아베베 비킬라’는 ‘나는 남과 경쟁하여 이기는 것보다 자기 자신의 고통을 이겨내는 것을 언제나 생각하고 있다. 마라톤은 대단히 고된 운동이기 때문에 숨이 턱에 차고, 심장은 터질 듯이 뛴다. 나 자신의 고통과 괴로움에 지지 않고 마지막까지 달렸을 때 그것이 승리로 연결되었다’고 말했듯이, 결국 스포츠는 인내의 한계에 도전하는 게임이고 그 게임은 진정한 땀에 의해 결과를 낳는다.

이 세상에는 그 모든 것이 배신하여도 진정한 땀은 절대 배신하지 않는다. 그래서 진정한 땀이 가장 정직한 것이다.

 
고영실 (전 진주외국어고 교장·신지식인 도서실장)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1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이복식 2016-08-10 08:09:03
박현주 미래에셋 회장의 자녀와 찜질방을 가지 않는 다는 구절이 진정한 땀이 가장 정직하다의 내용중 감동적입니다. 교장선생님의 문장은 가슴에 다가옵니다. 사람이 새겨야 할 공통화제이며 읽어도 지겹지 않습니다.

  • 경상남도 진주시 남강로 1065 경남일보사
  • 대표전화 : 055-751-1000
  • 팩스 : 055-757-1722
  • 법인명 : (주)경남일보
  • 제호 : 경남일보 - 우리나라 최초의 지역신문
  • 등록번호 : 경남 가 00004
  • 등록일 : 1989-11-17
  • 발행일 : 1989-11-17
  • 발행인 : 고영진
  • 편집인 : 강동현
  • 고충처리인 : 최창민
  • 청소년보호책임자 : 김지원
  • 인터넷신문등록번호 : 경남, 아02576
  • 등록일자 : 2022년 12월13일
  • 발행·편집 : 고영진
  • 경남일보 - 우리나라 최초의 지역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경남일보 - 우리나라 최초의 지역신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gnnews@gnnews.co.kr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