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고] 진주성 임진대첩 계사 순의단 위령제를 마치고
[특별기고] 진주성 임진대첩 계사 순의단 위령제를 마치고
  • 경남일보
  • 승인 2016.08.09 1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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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돈 (진주성 7만 의총 위령제 초헌관)
이돈 (진주성 7만 의총 위령제 초헌관)

 

사단법인 진주성 임진대첩 계사순의단은 1987년 12월 14일 임진왜란 당시 진주성 전투에서 전사한 김시민, 김천일, 최경회, 황진 등의 충혼을 기리기 위해 세운 단이며, 그 명칭을 이어받은 사단법인에서는 매년 음력 6월 29일에 제향하고 있다. 지난 8월 1일에 실시된 올해의 위령제는 벌써 47회째로 기록되고 있다.

1949년 영남예술제라는 이름으로 개최되기 시작한 개천예술제가 2016년에 66회째를 맞이하고 있다. 행사 중 호국영령들을 위한 제등행렬과 1592년 진주대첩 당시 의병 등 성 밖의 지원군과의 군사신호로 사용되었던 유등을 이용한 남강유등축제 등을 통해 당시의 전공을 기리고 있지만, 민족예술의 창조 정신이 우선하고 있다. 이에 반해, 위령제는 개천예술제보다 약 이십년 정도 늦게 시작되었지만, 당시 진주성 전투에 참가하여 전사한 7만의 민관군들의 영혼을 위로하기 위해 지내는 제사로 매년 음력 6월 29일에 실시된다.

위령제를 지낸 후에는 창렬사 위령제, 논개제, 유등축제, 논개 가락지날 행사, 헌다례 등 여러 행사가 줄이어 개최된다. 좀 더 상세하게 설명하면, 묘강 장순자 이사장은 위령제 행사의 의의를 되살리고자, 그 개최 장소를 진주성, 남강 모래 백사장 등으로 다양화하고, 창렬사 행사는 고 박정희 전 대통령의 특별지시로 세운 군졸 위령탑에서 막걸리와 과일로 별도의 위령제를 지내 왔다. 기록으로 남아 있는 역대 위령제 내용 중 86년도의 진주성 만등달기 방생법회 등의 행사 기록이나, 최근 필자가 참여한 3년 동안은 행사 때마다 천둥번개가 치고, 무지개가 서는 것을 보면, 행사 주최자들이 진심을 다해 제사를 모시고 있고, 이들의 뜻은 하늘도 익히 알고 있는 듯하다.

묘강 장순자 이사장이 사재를 들여 지난 47년간 이 위령제를 지속적으로 모셔 오고 있었다는 사실은, 요즈음 유행하는 민중을 개돼지들에 비유한 것과 대조되어 이사장의 숭고하신 뜻을 재조명해야 한다.

개천예술제가 열리면, 전국의 연고자와 진주 인근 농어촌에 거주하는 시민들은 추수를 마친 곡식을 팔아 친척집이나 숙소에 거주하면서 시가지행렬이나 여러 행사를 구경하였고 박정희 전 대통령도 시가지행렬을 직접 관람하시기도 하였다. 그러나 이러한 의미들은 사라지고, 농번기에 날씨도 더울 뿐만 아니라 세수증대 목적으로 관람조차 자유롭게 하지 못해 지역민들의 역사인식과 향토애 고취에 부정적인 영향을 주고 있으며, 심지어는 관련 단체장들에 대한 불만까지 토로되고 있다고 한다. 또한 진주성 임진 계사순의단의 위령제는 유교사상인 숭조정신을 근본으로 하고 있는데, 진주 향교임원들이 한 사람도 참여하지 않고 있다. 조선시대 사관들이 이런 현상을 야기한 단체장들과 향교임원들을 평가한다면, 과연 그 결과가 어땠을까?

개천예술제는 세수 증대를 배경에 깔고 행사위주로 진행하기보다는 관련 단체장들이 적극 협력하여, 시민과 진주에 연고가 있는 분, 그리고 전 국민이 참여하는 수준 높은 행사로 승화시켜야 할 것이다. 이렇게 되어야만 진주시가 우리가 그동안 자랑해 오던, ‘문화’, ‘교육’, ‘충렬’의 도시가 되지 않겠는가?


이돈 (진주성 7만 의총 위령제 초헌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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