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기로 만족 못해” 활동영역 넓히는 배우들
“연기로 만족 못해” 활동영역 넓히는 배우들
  • 연합뉴스
  • 승인 2016.08.18 1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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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제작·수입에 엔터社 설립까지 직접 참여
배우 손예진은 영화 ‘덕혜옹주’에서 주연배우로 뿐 아니라 투자자로도 참여해 성공했다. 영화의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제작비 10억원을 보탰는데, 동원 관객이 손익분기점 기준인 350만 명을 넘어서 투자비를 회수하게 됐다.

손예진은 이번에 투자하면서 “배우로서 대본 각색에 참여하고 촬영하면서 감독님과 대화하다 보면 ‘관객이 이런 영화를 좋아할 것 같다’는 아이템이 떠오를 때가 있다”며 영화제작에 대한 의향을 내비친 바 있다.

 

왼쪽부터 손예진이 투자에 참여한 영화 '덕혜옹주'.
마동석이 기획에 참여한 영화 '함정' 포스터.
정우성이 제작 과정에 참여한 영화 ‘좋은놈 나쁜놈 이상한놈’ 공식 포스터.
소지섭이 수입 과정에 참여한 외화 '밤을 걷는 뱀파이어 소녀' 포스터.



이처럼 영화계에서 쌓은 경험을 바탕으로 활동영역을 넓히는 배우가 적지 않다.

정우성이 대표적인 케이스. 그는 영화 제작사 더블유팩토리와 종합엔터테인먼트사인 아티스트 컴퍼니를 차렸다.

더블유팩토리는 영화계 후배인 이윤정 감독의 장편영화 데뷔를 지원하기 위해 만들었다.

그가 출연한 영화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의 스크립터 출신인 이 감독이 ‘나를 잊지 말아요’라는 시나리오를 쓰고서 영화를 만들려고 동분서주하던 때였다.

이 감독은 정우성에게 출연을 요청했고 그는 흔쾌히 동의했다. 그러나 제작자를 구하지 못해 어려움에 부닥쳤다. 정우성이 소개해준 제작자들은 하나같이 이 시나리오의 중요한 부분을 고치려 했고, 이 감독이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결국 정우성은 이 감독의 원안이 훼손되지 않고 영화화될 수 있도록 아예 이 영화의 제작을 맡기로 했다. 그의 제작자로서 데뷔는 이렇게 이뤄졌다.

후배를 도우려고 나선 영화제작은 앞으로도 더블유팩토리를 통해 계속해 나갈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아티스트 컴퍼니는 배우 이정재와 함께 설립한 연예기획사다. 두 배우가 연기자 선배로서 후배들이 좋은 환경에서 연기할 수 있도록 하고자 만들었다고 한다.

정우성과 이정재는 영화 ‘태양은 없다’에서 같이 출연한 것을 계기로 지금까지 친분을 유지해오고 있다. 정우성이 대표, 이정재가 이사직을 맡았다.

아티스트 컴퍼니 관계자는 “우리 회사와 맞고, 도움을 줄 수 있는 신인 배우를 위주로 함께할 배우를 찾고 있다”고 말했다.



영화 ‘굿바이 싱글’과 ‘부산행’, OCN 드라마 ‘38사기동대’ 등 스크린과 브라운관을 넘나들며 활약 중인 마동석은 ‘고릴라’라는 시나리오 제작팀을 이끌고 있다. 고릴라는 ‘마요미’(마동석+귀요미) 또는 ‘마블리’(마동석+러블리)로 불리기 이전 그의 별명이기도 하다.

마동석은 ‘고릴라’를 통해 영화 ‘함정’(2015)의 기획에 참여했고, 현재 7∼8개 아이템을 작업 중이다. 장르는 형사물, 코미디, 드라마 등으로 다양하다.

그가 영화기획에 관심을 두는 것은 배우를 하면서 꼭 하고 싶어 했던 일이었다고 한다. 단역 시절 자신이 낸 아이디어를 남들에게 빼앗기는 아픔도 있었다고 기억을 더듬었다.

마동석은 “시나리오를 만드는 일이 좋은 것 같다. 미국 배우들은 많이들 하고 있지 않나. 미국에서 배우가 되고 싶었을 때 하고 싶었던 일이다”고 말했다.

험상궂은 외모와 투박한 덩치의 그가 창의성이 생명인 영화 기획과 어울리지 않은 듯하지만 사실 그는 ‘아이디어맨’이다. 이는 수많은 촬영 현장에서 그가 내놓은 애드리브로 증명된 바 있다.

최근 ‘부산행’에서도 만삭의 아내 배를 가리키면서 “이거 내가 만든 거야”라는 대사, 공유와 함께 화장실에 갇혀 있을 때 “그 눈빛은 뭐냐, 멋있냐?”라는 대사, 공유가 딸 수안의 가방을 메고 지나갈 때 “갈 거면 가고, 가방, 아∼”라는 혼잣말 등 그의 아이디어가 돋보이는 장면이 여럿 등장한다.


소지섭은 외화 수입일을 하고 있다. 극장에서 종종 외화의 시작 전과 후 크레딧에서 그의 이름이 올라와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그는 영화사 ‘찬란’이 수입하는 영화에 주로 투자한다. 원래 그의 소속사 ‘51K’가 ‘찬란’과 함께 외화를 수입해오다가 2014년 4월에 개봉한 영화 ‘필로미나의 기적’부터 개인적으로 투자에 참여하기 시작했다.

그가 투자한 외화의 면면을 보면 ‘5일의 마중’, ‘갈증’, ‘나의 사적인 여자친구’, ‘밤을 걷는 뱀파이어 소녀’, ‘그녀, 잉그리드 버그만’, ‘하이-라이즈’, ‘비틀즈: 하드 데이즈 나이트’, ‘비거 스플래쉬’, ‘카페 소사이어티’ 등 예술성이 강한 영화들이다.

‘찬란’ 관계자는 “소지섭씨가 연기하거나 음악 활동을 할 때 영감을 줄 만한 작품에 투자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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