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일시론] 내수시장 활성화가 시급하다
[경일시론] 내수시장 활성화가 시급하다
  • 경남일보
  • 승인 2016.08.22 1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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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석 (경상대학교 교수)
수출부진이 우리 경제의 목줄을 옥죄고 있다.‘수출 강국’,‘세계 7위의 무역국’이라는 타이틀이 무색할 정도다. 수출이 사상 최장기간의 마이너스 행진을 이어가고 있는 것이다. 수출을 바탕으로 옹기종이 얽혀 사는 우리나라 경제는 수출 및 산업정책은 쏟아지고 있지만 뒷북·재탕정책이 대부분이라 헛발질만 한다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

내수경기 역시 살아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기업투자도 많이 위축돼 경제성장률 전망치가 연이어 하향 수정되고 있다. 우리 경제가 장기침체 국면에 접어들었다고 할 수 있다. 이 전례 없는 경기침체에서 어떻게 하면 벗어날 수 있을까. 우리 경제의 침체 원인부터 따져볼 필요가 있다.

첫째, 1980년대부터 강조된 미국식 주주자본주의와 1997년 맞닥뜨린 외환위기, 2008년의 글로벌 금융위기 과정에서 발생한 실업의 증가와 고용 불안정 등이 주요 원인이다. 이로 인해 소득격차가 벌어졌고, 내수경기도 구조적으로 침체되었다.

둘째, 빈부격차와 내수침체는 특정 국가에 국한된 것이 아니고 선진국을 중심으로 한 세계적인 현상이다. 따라서 각국의 경제성장률에 비해 무역성장률이 둔화될 수밖에 없고, 우리나라의 수출증가세도 급격히 꺾이게 된 것이다.

셋째, 우리나라 경제는 2012년 말 출범한 일본 아베 신조 정권이 전례 없는 기세로 밀어붙인 ‘아베노믹스’의 무제한 양적 완화정책에 더 큰 타격을 받았다. 아베노믹스는 엔화가치를 급격히 떨어뜨려 일본 상품의 수출경쟁력을 높였고, 이는 산업구조가 비슷한 우리나라 경제에 치명적이었다. 일본의 엔저정책에 대응하다 보니 우리나라 기업의 수출은 이윤 없는 수출이 되고 이에 따른 경영압박은 내수를 침체시키는 또 하나의 요인이 되었다.

넷째, 중국 경제의 급격한 성장둔화는 가히 재앙 수준이다. 중국 경제가 급속하게 성장할 때 과잉투자를 했던 것이 이제는 산업전반의 구조조정을 강요당하는 상황에 직면해 있다. 또한 미국이 점진적으로 기준금리를 인하하면서 신흥국들의 국제유동성이 미국으로 회귀하고 이로 인해 우리나라의 신흥국에 대한 수출이 크게 위축되고 있다.

우리나라 경제는 국내외의 이러한 어려운 상황을 어떻게 극복해 나아갈 것인가. 무엇보다도 내수시장 활성화가 시급하다. 양질의 일자리를 창출해 고용률을 높이고, 가계의 가처분소득을 늘리는 것이 중요하다. 기술인력의 체계적인 육성에 과감하게 투자해 비정규직이나 구직희망자의 생산성을 높여야 한다. 청년 고용확대 정책의 여력을 돌려 대규모 기술인력 양성을 통해 저임금 근로자의 생산성을 높일 수 있다면 그것이야말로 새로운 형태의 경기부양정책이 될 것이다.

우리와의 거래가 많은 신흥국들과의 통화스와프도 적극 검토할 필요가 있다. 양국 거래의 지불수단으로 미국 달러화만 사용하려 하지 말고 거래당사국 통화를 적극 사용함으로써 그만큼 이들 국가와의 거래를 늘려 나가야 한다. 중국도 고도성장에서 안정성장으로, 수출중심에서 내수중심으로 성장전략을 바꿔나가고 있다. 이에 따라 대중국 거래도 중간재 중심에서 최종소비재 중심으로 옮겨지는 추세이기 때문에 중국 경제의 전환에 적절히 대처해야 한다. 아울러 중국경제에의 의존도를 줄이는 대신 동남아 국가들과의 거래를 확대해야 한다. 이렇게 하여 내수시장이 활성화되고 수출이 늘어나면 투자는 자연히 증대될 것이므로 단계적인 경제 활성화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김진석 (경상대학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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