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생칼럼] 무너지는 가족, 무엇이 문제일까
[대학생칼럼] 무너지는 가족, 무엇이 문제일까
  • 경남일보
  • 승인 2016.08.23 08: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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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진우 (진주교대 학보사 편집국장)
어느 사건이라고 따로 충격적이지 않은 것이 있겠냐만은, 가정 내에서 일어나는 사건사고는 특히 우리를 경악하게 만든다. 자식이 부모를 폭행했다거나 부모가 영유아를 죽음에 이르게 했다는 등 이해할 수 없는 일들이 들리면 ‘어떻게 인간의 탈을 쓰고 저런 짓을 할 수가 있는 거지’ 하는 생각이 절로 든다. 이러한 행동 자체로도 천인공노할 짓이건만 가족관계를 중시하는 우리나라 사회에서 이는 더더욱 용서받지 못할 일로 치부된다.

하지만 이 천인공노할 짓이 최근 들어 자주 들리고 있다. 경기도 시흥에서는 친오빠가 여동생을 잔인하게 살인하는 만행이 벌어졌고, 생후 50일이 겨우 넘은 딸의 쇄골과 허벅지 뼈를 부러뜨렸다고 의심되는 친부의 사건도 전파를 탔다. 또한 용돈을 주지 않는다는 이유로 장애인 아버지를 폭행해 살해한 14살 학생의 이야기도 화제가 됐다. 이뿐만이 아니다. 남양주시에서는 내연남과 작당을 하고 니코틴 원액으로 남편을 살해한 여성이 구속되는 사건까지 등장했다. 범행 동기나 혐의자들의 태도도 상식적으론 생각조차 하기 힘들 정도로 황당하기 그지없다. 우리가 알고 있던 정상적인 가족애가 서서히 무너지고 있는 것이다.

이 끔찍한 사건은 우선적으로 가해자들의 비정상적인 정신상태에 의해 일어난 것일 테지만 현재 우리 사회 구성원의 태도변화 때문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결혼에 대한 사람들의 인식은 예전에 비해 비교적 가벼워졌다. 물론 여전히 결혼이란 하나의 가족을 만드는 뜻 깊은 일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더 많지만 갈수록 늘어나는 이혼율이 이러한 변화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결혼이 어떠한가에 대한 것은 결국 각자의 판단이기에 이를 두고 비판할 수는 없다.

하지만 이것을 가족관계의 가벼움으로까지 발전시켜 버린다면 문제가 발생한다. 내 배우자를 평생 함께할 동반자가 아닌 이혼하면 남 될 사람이라고 생각해 버리면 진정한 가족관계가 이뤄지기 어렵다. 마찬가지로 내 부모와 자식, 형제를 함께 살아가는 소중한 사람이라 생각하지 못하고 자기 기분에 따라 아무렇게나 대해도 되는 존재라고 받아들인다면 위와 같은 사건들이 발생할 수도 있는 것이다.

시대가 아무리 바뀌고 그 의미가 퇴색되고 있다고 한들 가족은 항상 서로 사랑해야 할 존재이다. 이번 기회에 가족의 소중함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해 보는 것도 좋을 것이다.
 
이진우 (진주교대 학보사 편집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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