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흥길 교수의 경제이야기
김흥길 교수의 경제이야기
  • 경남일보
  • 승인 2016.08.23 1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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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생 책임지는 최고급 명품의 아이콘 '에르메스'
여성 핸드백 하나의 가격이 자그마치 1000만원을 호가하는 최고급 명품을 만들어내는 에르메스는 1837년 띠에리 에르메스(Thierry Herm?s)가 가문의 이름을 새긴 말안장 등 마구 용품 제작소를 설립한 것이 그 시작이다. 19세기 중엽만 해도 주된 이동 수단이 말을 이용하는 것이었기에 마구제작업은 번창하는 산업가운데 하나였다. 메종 에르메스는 1867년에 열린 만국박람회에서 최고급 안장 상을 수상하면서 전 세계적으로 주목받기 시작하였고, 이를 계기로 부유층과 선택된 소수의 고객들을 끌어들이는 상표로 자리 잡기 시작하였다. 그래서 지금도 브랜드 이미지는 ‘마차를 모는 사람’의 모습이다.

1867년에 아들 샤를-에밀이 아버지의 뒤를 잇게 되는 데 그는 사업 영역을 가방 관련 제품 분야로 넓혀나간다. 19세기 말엽부터 에르메스는 기병대나 기사들을 위한 여행용 가죽 가방, 작은 가죽 주머니, 작은 가방 제품들을 제작하여 판매하기 시작한다. 1892년에 선보인 끈이 달린 길 다란 배낭 형 가방은 말을 타는 사람들에게 가죽 장화와 말안장까지 넣을 수 있도록 돼있어서 엄청난 성공을 거두었다. 그래서 유럽과 세계 각국의 명사들과 정치인들이 서로 선물로 주고받고 싶어 하는 명품으로 자리 잡게 된다.

1914년 창업자의 손자인 아돌프와 에밀-모리스는 에르메스의 미래 시장이 될 수 있는 자동차 산업의 발달을 눈여겨 관찰하기 시작하는데 에밀-모리스가 미국을 여행하고 돌아오면서 그 사실을 확인하게 된다. 사람들은 개인 소유의 자동차로 여행을 보다 자유롭게 할 수 있음에 따라 보다 적합한 여행용 가방을 판매할 수 있는 시장이 형성되고 있었던 것이다. 그리고 에밀-모리스는 미국에서 돌아오는 길에 미국에서 발명된 지프 시스템의 독점 사용권을 들여오게 된다. 에밀-모리스가 명품 메종 에르메스의 최고경영자가 되면서 수제 에르메스의 가방류 제품들을 다양하게 개발하기 시작한다. 제품의 다양화를 비롯하여 조금씩 발전에 발전을 거듭하면서 최대 경쟁상대인 루이 뷔똥(Louis Vuitton)과 어깨를 나란히 하게 된다.

에르메스의 몇몇 제품들은 명품 세계에서 역사와 전설을 만들어냈다. 특히 1935년에 창조된 켈리(Kelly) 핸드백은 신화적이라 할 만하다. 이 백은 처음엔 단순하게 ‘끈 달린 가방’이라고 불리었고 초기에는 큰 성공적인 반응은 없었다. 그레이스 켈리가 바로 이 가방을 들고 그의 남편인 모나코 왕자와 함께 찍은 사진이 커다란 반향을 불러일으켰다. 고객들은 그 가방을 ‘켈리 가방’이라 부르며 엄청난 주문을 하게 되는 데 메종 에르메스는 1977년에 이 가방의 공식 명칭으로 ‘켈리 백’이라고 명명하였다. 그렇지만 에르메스의 대표적인 핸드백 라인은 버킨 백이다. 영국 출신의 배우자이자 가수인 제인 버킨(Jane Birkin)을 모델로 삼아 유명해진 이 백은 2011년 기준으로 신품은 1240만 원 정도이다. 타조나 악어가죽이거나 다이아몬드로 장식이 되어있다거나 하면 가격은 몇 억 원대로 치솟기도 한다. 주문제작 방식이기에 매장에서 지불을 끝내고 예약을 해야만 구매가 가능하고 그 백을 배달받는데 소요되는 기간은 약 1년에서 2년가량 걸린다. 최근 들어 에르메스는 고급가방 제품 외에도 고급 시계, 패션 의류, 식탁 용품에다 향수 제품에 이르기까지 상품의 다양성을 확대해나가고 있다. 그런데 특이한 점은 에르메스에는 마케팅 부서가 없다는 것이다. 그 이유는 주문제작 방식인데다가 최고의 소재를 구해 장인들이 수십 시간에 걸쳐 완성하기 때문에 비용이 많이 들고 따라서 그 비용에 따라 가격을 책정하기 때문이다.

메종 에르메스는 창업 이래로 2006년까지 가족 구성원들이 경영해오는 가운데 파뜨릭 또마가 CEO로 영입되었다가 2014년에 다시 창업자의 6대손인 악셀 뒤마가 회장 자리를 물려받아 오늘에 이르고 있다. 그는 “품질이란 매장에서 보이는 아름다움이 아닌, 시간이 흐르면서 더 아름다워지는 것”이라고 강조한다. 에르메스의 제품은 철두철미 장인의 손으로 만들어지며 한번 판매한 자신들의 상품은 평생 책임지는 최고의 명품으로 평가받는다. /경상대학교 경영학과

 
에르메스
Her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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