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식(給食)과 식겁(食怯)
급식(給食)과 식겁(食怯)
  • 정만석
  • 승인 2016.08.25 16:0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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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만석 (논설실장)
경상도 발음으로 급식(給食)을 뒤에서부터 읽어보면 마치 식겁(食怯)으로 들린다. ㅡ와 ㅓ의 발음이 정확하지 않은 탓이다. 그러나 요즘 급식 때문에 식겁하는 사람들이 많아 예사로 들리지 않는다. 폭염 속 개학과 동시에 급식 집단 식중독 의심사고가 잇따르면서 초중고생들이 급식 때문에 식겁하고 있다. 또 ‘비리종합판’이라 불리는 학교 급식비리 때문에 교육당국이 곤혹스러울 정도로 식겁하고 있다.

▶우리나라 단체급식의 역사는 1398년 성균관이 숭교장(명륜동)에 건물을 준공하고 유생들에게 식사를 제공한 것이 시초다. 학교급식은 1953년 캐나다 정부가 원조한 분유를 결식아동들에게 제공함으로써 시작됐다. 이후 1981년 학교급식법을 제정하고, 1995년부터 중·고등학교 급식을 부분적으로 시작했다.

▶단체급식의 역사가 짧지 않은데 어쩌면 항상 이렇게 비리논란의 중심에 있는지 모르겠다. 정부합동부패척결추진단이 지난 4월 조사해 발표한 학교 급식비리 실태를 보면 전체 677건 가운데 생산, 유통, 관리 전 과정에서 속임수와 담합, 유착이 포착됐다. 돈 때문이다.

▶어린 학생들에게 곰팡이 감자를 유기농 감자로 둔갑시켜 먹이고 값싼 냉동육을 비싼 냉장육으로 속여 돈을 벌면 부자가 되나? 남의 자식 밥을 갖고 제 배 채우려는 자들에게 더 이상 관용을 베풀어선 안 된다. 진짜 식겁해야할 대상은 밥 때문에 겁에 질린 어린 학생들이 아니라 급식비리를 저지르는 어른들이다.

정만석 (논설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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